![[수리하는 생활]고장난 시계만 골라 산다, ‘윤활유 한 방울’의 기적 기대하며](https://img.khan.co.kr/news/c/300x200/2025/06/07/l_2025060601000041400015952.jpg)
중고 물건의 메카인 서울 동묘시장에는 아직도 옛날 손목시계들이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1970년대 이후 유행한 세이코나 오리엔트 시계들은 50년 남짓 흘렀음에도 여전히 아름답다. 결혼 예물로 마련했거나 여러 달 월급을 모아야만 살 수 있던 고급 시계이지만 오래된 시계를 비싸게 사려는 사람이 많지 않아 잘 팔리지 않는다. 시계 전문 가게를 벗어나 중구난방으로 물건이 쌓인 매대를 살피면,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전성기를 누린 국산 시계들이 주로 발견된다. 카파, 갤럭시, 로만손 등이다. 다른 사람의 흔적이 남은 시계는 재미있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굳이 고백하자면, 나는 ‘작동하는’ 시계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내가 그 시계의 생애에 기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집요하게 ‘작동하지 않는’ 시계를 골라서 집으로 가져온다. 그때부터 시계와 나의 밀당은 시작된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나의 일방적인 구애가 시작되는 것이다.수집하는 것은 대부분 쿼...
2025.06.07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