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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하는 생활]낡은 욕조를 새 욕조로…‘욕조 코팅 페인트’라는 신세계
[수리하는 생활]낡은 욕조를 새 욕조로…‘욕조 코팅 페인트’라는 신세계

몇년 전까지 한 번의 샤워로 변기와 세면대가 모두 젖는 욕실을 써왔다. 씻을 때마다 스퀴지로 바닥 물기를 싹싹 긁어 배수구로 흘려보냈다. 그러지 않으면 무심코 젖은 바닥을 밟았다가 미끄러져 비명횡사하기 딱 좋았다. 내내 그런 생활을 했으니, 욕조가 있는 욕실을 만났을 때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다만 그 색깔은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욕조가 검붉은 색이라니! 흰색과 붉은색 타일이 어우러진 욕실은 레트로한 멋이 있었지만, 그야말로 핏빛 욕조에 물을 담아 씻자니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물때와 곰팡이가 있다면 눈에 잘 띄어야 하는데 핏빛 욕조는 도무지 청결 상태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욕조 코팅용 페인트를 발견했다. ‘페인트 바른 곳에 몸을 담가도 되나?’ 의심스러웠지만, ‘욕조 전용으로 나온 데는 이유가 있겠지’ 빠르게 긍정했다. 더 좋은 방법을 모를 때는 지금 가진 해법이 최선이라고 믿는 수밖에 없다. 칠하는 작업을 통틀어 도장(塗裝)이라고 하는...

연재

2025.04.22
  • 세포에서 시작된 노화, 왜 온몸으로 퍼질까··· 핵심 역할 단백질 밝혀냈다
    세포에서 시작된 노화, 왜 온몸으로 퍼질까··· 핵심 역할 단백질 밝혀냈다

    노화된 세포가 다른 세포로 노화 물질을 전달해 온몸으로 노화가 확산되는 과정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해 발표했다.고려대 의과대학 융합의학교실 전옥희 교수와 미국 UC버클리대 이리나 콘보이 교수, 터프츠대 크리스토퍼 와일리 교수 공동연구팀은 ‘고이동성 1군 단백질(HMGB1)’이 세포 노화를 전신으로 확산시키는 기전을 찾아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메타볼리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게재됐다.노화세포는 주변에 염증 유발 물질과 노화 유도 신호를 내보내 주변의 다른 정상세포들까지 함께 늙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노화세포들이 여러 조직에 쌓이면서 몸 전체의 기능이 떨어지고 회복 능력도 점점 감소하게 된다.연구 결과, 노화세포에서 분비된 HMGB1은 혈액을 통해 전신에 퍼지며 정상적인 세포와 조직의 노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 과정은 특히 근육 조직의 재생을 저...

    18시간 전

  • 지구를 생각하는 뷰티, 이건 어때?
    지구를 생각하는 뷰티, 이건 어때?

    4월 22일은 환경오염 문제를 다시 한번 짚고 기후 위기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지구의 날’이다. 여러 분야에서 평소 지구를 위하는 행보를 꾸준히 걸어온 브랜드들의 숨은 노력이 주목받는 때이기도 하다.뷰티 업계에서는 ‘컨셔스뷰티’ 브랜드가 그 주인공이다. 컨셔스뷰티란 인체와 환경에 해롭지 않은 성분을 고집하는 것 외에도 패키지, 판매 과정, 브랜딩 등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로컬에서 찾은 자연 성분, 밀바랩퍼스널케어 브랜드 밀크바오밥이 론칭한 ‘밀바랩’은 100%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다. 특히 ‘프루넬라(꿀풀) 라인’은 제주 오름에서 발굴한 10종의 원료 소재 중 항산화·항염·항노화·보습 효능 평가에서 가장 뛰어난 성과를 보인 꿀풀을 주원료로 한다. 꿀풀에서 유래한 콜라겐 성분과 5가지 펩타이드가 립앤아이 리무버, 아이크림, 속눈썹 영양제, 아이 패치에 담겨 예민한 눈가를 자극 없이 순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친환경 패키지와 ...

    23시간 전

  • 전주 골목 구석구석…특별한 ‘영화의 향연’
    전주 골목 구석구석…특별한 ‘영화의 향연’

    오는 30일부터 내달 9일까지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린다. 전주의 특색 있는 공간에서 영화를 보는 ‘골목상영’ 행사가 올해도 열린다. 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영화제 기간인 5월1일부터 8일까지 시내 11곳에서 골목상영이 열린다고 20일 밝혔다. 8일간 펼쳐지는 골목상영은 매일 오후 8시 관객들을 만난다.상영작은 장편 6편과 단편 12편 등 18편이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을 수상한 <힘을 낼 시간>을 비롯해 <미망> <여름이 지나가면>, 한국단편경쟁 대상을 수상한 <작별> 등이 상영된다. ‘가치봄’(배리어프리) 단편영화 3편 등 국내 독립영화도 상영된다. 영화에 참여한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과 만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총 열 차례 예정돼 있다.골목상영이 열리는 곳은 ‘영화의 거리’ 일대와 풍남문, 한벽터널, 전주부채문화관, 연화정도서관, 에코시티광장, 서학 예술마을 열린마당 ...

    2025.04.20 21:10

  • 1168회 로또 1등 ‘9, 21, 24, 30, 33, 37’···보너스 번호 ‘29’
    1168회 로또 1등 ‘9, 21, 24, 30, 33, 37’···보너스 번호 ‘29’

    로또복권 운영사 동행복권은 제1168회 로또복권 추첨에서 ‘9, 21, 24, 30, 33, 37’이 1등 당첨번호로 뽑혔다고 19일 밝혔다. 2등 보너스 번호는 ‘29’이다.당첨번호 6개를 모두 맞힌 1등 당첨자는 13명으로 21억3664만원씩 받는다.당첨번호 5개와 보너스 번호가 일치한 2등은 74명으로 각 6256만원씩을, 당첨번호 5개를 맞힌 3등은 3514명으로 132만원씩을 받는다.당첨번호 4개를 맞힌 4등(고정 당첨금 5만원)은 16만6163명, 당첨번호 3개가 일치한 5등(고정 당첨금 5000원)은 271만2545명이다.

    2025.04.19 21:00

  •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오래 동행할 ‘인생 차’ 4천만 땡겨주세요~
    [정우성의 일상과 호사]오래 동행할 ‘인생 차’ 4천만 땡겨주세요~

    약 10년 전, 자동차를 고를 때 가장 재미있는 가격대는 3000만원대였다. 1000만원 전후로는 경차를 살 수 있었다. 2000만원대에서는 아반떼로 대표되는 현대차·기아의 준중형 세단을,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이한 쏘나타도 2000만원대에서 시작했다. 3000만원대로 넘어가면 조금씩 화려해졌다. 쏘나타에 모든 옵션을 넣거나 그랜저를 고를 수도 있었다. 몇몇 수입차들도 3000만원대에서부터 구매할 수 있었다. 추억의 3000만원대. 실용과 취향 사이에서 한껏 쇼핑할 맛이 나는 가격대였다.‘풀옵션’ 유혹에 휩쓸리지 말고 기본 팰리세이드의 ‘공간’ 누리길 국산·수입 콤팩트 전기 SUV 중엔 볼보 EX30·기아 EV3 눈에 띄어 과소평가된 르노 그랑 콜레오스와 폭스바겐 골프도 안정적 주행성능이제 강산도 변했고 자동차는 비싸졌다. 지금 가장 살 만한 경차인 캐스퍼의 가격은 어찌어찌 옵션을 고르다 보면 2000만원을 넘는다. 아반떼는 ...

    2025.04.19 15:00

  • [수리하는 생활]낡은 욕조를 새 욕조로…‘욕조 코팅 페인트’라는 신세계
    [수리하는 생활]낡은 욕조를 새 욕조로…‘욕조 코팅 페인트’라는 신세계

    몇년 전까지 한 번의 샤워로 변기와 세면대가 모두 젖는 욕실을 써왔다. 씻을 때마다 스퀴지로 바닥 물기를 싹싹 긁어 배수구로 흘려보냈다. 그러지 않으면 무심코 젖은 바닥을 밟았다가 미끄러져 비명횡사하기 딱 좋았다. 내내 그런 생활을 했으니, 욕조가 있는 욕실을 만났을 때 얼마나 반가웠겠는가. 다만 그 색깔은 전대미문의 것이었다. 욕조가 검붉은 색이라니! 흰색과 붉은색 타일이 어우러진 욕실은 레트로한 멋이 있었지만, 그야말로 핏빛 욕조에 물을 담아 씻자니 으스스한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물때와 곰팡이가 있다면 눈에 잘 띄어야 하는데 핏빛 욕조는 도무지 청결 상태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욕조 코팅용 페인트를 발견했다. ‘페인트 바른 곳에 몸을 담가도 되나?’ 의심스러웠지만, ‘욕조 전용으로 나온 데는 이유가 있겠지’ 빠르게 긍정했다. 더 좋은 방법을 모를 때는 지금 가진 해법이 최선이라고 믿는 수밖에 없다.칠하는 작업을 통틀어 도장(塗裝)이라고 하는...

    2025.04.19 15:00

  • [언어의 업데이트]메시·조던 아니어도…오늘의 나는 내 인생의 ‘GOAT’
    [언어의 업데이트]메시·조던 아니어도…오늘의 나는 내 인생의 ‘GOAT’

    ‘누가 최고인가’라는 질문은 논쟁적이다. 그러니 ‘역사상 최고’라는 뜻의 ‘GOAT’(Greatest of All Time) 역시 논쟁의 단어. 축구의 메시, 농구의 조던,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는 큰 논쟁 없이 GOAT라 불리는 인물들이다. GOAT는 오직 선택받은 자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으로 운이 따라주지 않거나 시대와 불화한다면 개인의 역량과 노력이 아무리 탁월해도 연이 닿지 않을 수 있다. 8개의 발롱도르를 거머쥔 메시 역시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기 전까지 그를 GOAT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았다. 세상 모든 것을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구는 이 배금주의 시대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있다니. 가장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여전히 자본의 지배 밖에 있다. 모든 경쟁과 변수를 다 뛰어넘은 이에게만 주어지는 ‘역사상 최고’라는 왕관을 쓰는 일은 혹독하게도 어렵다.다행히 ‘최고’란 말은 누구나 쉽게 꺼내 쓰는 단어다. 우리는 수시로 ‘네가 최고...

    2025.04.19 12:00

  • [톡톡 30초 건강학]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황반변성…‘웰에이징’ 눈 건강부터
    [톡톡 30초 건강학]젊다고 안심할 수 없는 황반변성…‘웰에이징’ 눈 건강부터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인구는 102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섰다. 유엔이 정의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당연히 ‘노화’나 ‘건강수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제는 단순한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아닌 ‘웰에이징(Well-Aging)’을 추구하는 시대가 되었다.안과 의사로서 ‘웰에이징’을 위한 필수적인 건강 관리 부위로 ‘눈’을 꼽고 싶다. 옛말에 ‘몸이 1000냥이면 눈은 900냥’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눈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비극적 운명을 깨닫고 ‘눈’을 희생한다. ‘눈’과 ‘보는 것’은 단순한 감각 기관의 역할을 넘어 지식과 깨달음, 그리고 진정한 이해에 이르는 중요한 통로로써 인식되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고대부터 눈은 단순한 시각 기관이 아닌, 더 깊은 의미를 지닌 중요한 존재로 인식되어 온 것이다.눈은 우리 신체에서 가장 먼저 노화가 시작되는 부위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25.04.19 12:00

  • 부르고뉴 와인은 다 비싸다?…편견을 깨면 보인다, 부르고뉴의 숨은 보석들
    부르고뉴 와인은 다 비싸다?…편견을 깨면 보인다, 부르고뉴의 숨은 보석들

    프랑스 동부의 고요한 언덕 위, 아침 안갯속에서 자라는 포도들이 있다. 와인 애호가라면 이름만 들어도 심장이 뛰는, 그렇지만 가격표를 보면 망설이게 되는 그 이름, 바로 ‘부르고뉴 와인’이다. 로마네 꽁띠 한 병에 수천만원이라는 소문은 사실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바로 지금 마시기 좋은 부르고뉴의 숨은 보석들을 만나보자.부르고뉴에 대한 오해지난 2월 말 프랑스 부르고뉴 와인협회의 주요 관계자들이 서울을 찾았다. 프랑수아 라베 부르고뉴 와인협회장을 비롯해 샤블리 와인 위원장인 프랑수아 보르데, 프랑수아즈 루르 부르고뉴 와인 홍보 담당자 등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한 ‘부르고뉴 와인 프레스 아뜰리에’ 행사의 주제는 ‘부르고뉴 와인 자세히 들여다보기’였다.부르고뉴 와인협회가 한국에서 행사를 개최한 것은 2016년 이후 9년 만으로, 협회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급성장한 한국 와인시장에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부르고뉴의 빌라주급(마을 등급) 와인을 소개하기 위해 3...

    2025.04.19 12:00

  • [음담패설 飮啖稗說]긴밤 지새우고 알알이 맺힌 넘치는 생명력
    [음담패설 飮啖稗說]긴밤 지새우고 알알이 맺힌 넘치는 생명력

    올해 ‘국민 드라마’에 등극한 <폭싹 속았수다>에서 개인적으로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 눈물 콧물 짜내며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던 이 드라마에 유독 튀는 활력을 불어넣던 바로 그 장면. 밉상·진상을 떨던, 하지만 그렇게 밉지만은 않은 두 빌런 ‘학씨 부상길’과 ‘미숙이년’의 능청스러운 수작질 신 말이다. 해산물을 가지고 치던 부상길의 ‘개드립’을 보자중국 한의서 ‘본초강목’서 정력에 좋은 음식이라 칭해한 번에 수십만 개 알 낳아 ‘다산’ 상징하기도‘장수’ 의미하면서 껍질은 ‘지조’ 뜻하는 재미있는 식재료“미숙이 꽁치가 오빠 가슴에 꽁하고 백히네.” “뭐, 전복? 진짜 나를 전복시켜.” 스멀스멀 웃음이 스며 나온다. “새우나 까 잡솨”하는 미숙의 새촘한 이야기에 화들짝 놀란 부상길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말한다. “너는 진짜 나를 너무 새(우)…, 아니 너무 일으켜.” 질박한 감성 충만한 서사 속에 이런 기상천외한 ‘섹드립’이라...

    2025.04.19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