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했던 인간은 하늘에 닿는 탑을 쌓았다. 신의 영역에 도전한 대가로 내려진 형벌은 ‘언어의 분열’이었다. 하나였던 말이 갈라진 순간, 인간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흩어졌고 더 이상 신의 자리를 넘보지 못했다. 성경 속 바벨탑 이야기다. 이후 언어는 오랫동안 세계를 가르는 단단한 경계로 남았다. 그런데 지금, 기술이 견고한 장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가 도입한 자동번역 기능은 서로 다른 언어로 쓰인 글을 실시간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문화와 지역을 넘어 생각과 감정을 즉각 공유하게 됐다. 특히 두드러지는 것은 여성 이용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공감의 흐름이다. 각국에서 개별적으로 겪어온 일상의 경험들이 자동 번역되면서 그간 ‘문화 차이’로 여겨졌던 문제들이 사실은 유사한 차별 구조였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전 세계 여성들의 이야기” 글로벌 여성들의 공감은 사적인 경험에서 시작됐다. 지난 10일 한 튀르키예 여성은 “어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