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한’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에 부산대 교수들 성금 전달

권기정 기자
1954년 부산대학교 효원교사(현 부산캠퍼스)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는 위트컴 준장. 당시 위트컴 장군은 캠퍼스 부지 165만㎡(50만평)와 25만달러의 대학 건설 경비를 지원했다. 부산대 제공 사진 크게보기

1954년 부산대학교 효원교사(현 부산캠퍼스) 기공식에서 첫 삽을 뜨고 있는 위트컴 준장. 당시 위트컴 장군은 캠퍼스 부지 165만㎡(50만평)와 25만달러의 대학 건설 경비를 지원했다. 부산대 제공

부산대학교는 부산대 터전을 마련하는데 공헌한 전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 고 리차드 위트컴 장군(1894~1982)의 조형물 건립을 위해 성금을 전달했다고 2일 밝혔다. 차정인 부산대 총장과 주요 보직자들은 전날 대학본부에서 성금을 모아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위원회에 전달했다.

시민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 한국과 부산을 위해 헌신한 위트컴 장군의 정신과 업적을 알리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구성한 위원회다. 위원회는 2022년 11월 11일부터 올해 11월 10일까지 위트컴 장군 조형물 건립을 위한 시민성금 모금 활동을 진행 중이다. 조형물은 부산 평화공원 내 조형마운틴(진입광장1)에 들어설 예정이다. 11월 11일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이다.

시민위원회는 부산 시민 3만명이 1만원씩 기부하는 범시민 모금 운동을 전개해 총 3억원의 성금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성금은 두 달 만에 목표액의 50%에 이르고 있다.

위트컴 장군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애정은 각별했다. 3만 명의 이재민을 낳은 1953년 부산역 대화재 때 군수창고를 열어 물자를 제공했고, 군수물자 제공 책임으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 일화가 유명하다. 위트컴 장군은 미국 의원들의 추궁에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라고 말해 의원들의 기립 박수에 더해 추가 군수품 지원까지 얻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트컴 장군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 50만평 확보와 공사를 지원했다. 부산대는 1946년 한국 최초의 종합국립대학로 출범하고도 캠퍼스 부지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윤인구 부산대 초대 총장은 당시 유엔군 부산군수사령관이었던 위트컴 장군을 만나 직접 구상한 캠퍼스 배치도를 보여주며 이 나라 교육의 꿈과 비전을 제시하며 도움을 구했다.

위트컴 장군은 현재의 부산 금정구 장전동 약 165만㎡(50만평)의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경남도지사를 설득하는 데 앞장섰고, 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위트컴 장군은 무상으로 양도받은 부산대 캠퍼스 부지의 시설 공사를 한국민사원조처(KCAC) 프로그램을 통해 원조하도록 했으며, 미 공병부대를 동원해 인근 온천동과 부산대 사이를 연결하는 도로까지 개통시켰다.

또 부산 메리놀병원, 성분도병원 등 의료기관 건립에 힘썼으며, 전쟁고아를 위한 보육원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전쟁 이재민을 돕고 한국 재건에 힘쓴 위트컴 장군에게 정부는 2022년 11월 11일 대한민국 국민훈장 1등급인 무궁화장을 추서했다. 위트컴 장군은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 유일한 장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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