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부산의 스쿨존…25%만 시·종점 표지 설치

권기정 기자

부산시 감사위, 초등학교 306곳 전수조사 결과

‘기준 부적합’ 16개 구·군 모두 기관주의 조치

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 폐지·보행로 확충 요구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부산의 스쿨존…25%만 시·종점 표지 설치

부산의 어린이보호구역 중 25%만이 시·종점 표지판을 설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쿨존은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이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1월 8일부터 4월 19일까지 통학로 주변의 안전감찰을 한 결과 기준에 적합한 곳은 25%에 불과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안전감찰은 지난해 4월 28일 부산 영도구 청동초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등교하던 초등학생이 대형 화물에 부딪혀 숨진 사고가 발생한 뒤 통학로 주변 위험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됐다.

감사위원회는 전체 306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시·종점에 대한 표지 설치 여부를 조사했다. 또 시점 부근에 차로별로 노면표지를 했는지도 조사했다. 조사 결과 78개 구역(25.5%)만 관련 기준을 만족했고, 228개 구역(74.5%)은 관련 기준에 부적합했다.

구·군별로 보면 설치기준 충족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로 75.0%였으며 이어 강서구가 52.6%였다. 연제구는 16개 구역 중 1개 구역(6.3%)만 기준을 만족해 가장 낮았다.

내용별로 보면 시·종점 표지가 다른 위치에 설치된 곳이 77개 구역(25.2%)에 100곳이었다. 시점표지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108개 구역(35.3%)에 171곳이었다. 시점부 노면 표시가 되지 않은 곳은 192개 구역(62.7%)에 398곳이나 됐다.

특히 시점 표지뿐 아니라 시점부 노면 표지가 모두 설치되지 않은 구역도 63개 구역(20.6%) 87곳이었다. 부산진구와 남구가 많았다.

‘시작과 끝을 알 수 없는’ 부산의 스쿨존…25%만 시·종점 표지 설치

또 2021~2023년 보호구역 지정 범위가 확대된 67개 구역을 조사한 결과 확대·지정된 직후(3개월 내) 안전시설이 설치된 보호구역은 33곳(49.3%)뿐이었다. 34곳(50.7%)은 4개월에서 16개월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어린이보호구역 지정범위 확대는 ‘신설도로의 통학생 증가, 보행로가 확보되지 않은 통학로의 사고 위험 등’의 사유로 초등학교 등 해당 시설의 요청에 따라 현장조사 및 경찰서와 협의를 거쳐 추진된다.

한편 어린이보호구역 내 노상주차장이 설치된 경우에는 보호구역 지정과 동시에 노상주차장을 즉시 폐지해야 하는데도 노상주차장을 폐지하지 않은 구역도 많았다. 부산진·남·해운대·사하·사상구의 16개 보호구역에서 노상주차장(199면)을 폐지하지 않았다. 이 중에는 11개 보호구역은 차도와 보도가 분리되지 않은 보차혼용 도로에 설치된 노상주차장(100면)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위원회는 해당 노상주차장 폐지와 보행로 확충을 요구했다.

한상우 부산시 감사위원장은 “어린이보호구역은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히 지정한 도로구간이지만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각종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굴해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안전감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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