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가스가 수소차의 연료로 변신해 전국에 공급될 겁니다.” 지난 23일 오후 충북 충주시 봉방동 충주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에서 만난 송형운 고등기술연구원 박사는 이 충전소의 역할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 충전소는 이날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기다란 원형기둥 두개에 직사각형 모양의 지붕이 얹혀있어 다른 수소충전소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7200㎡의 넓은 부지에 설치된 수소충전시설과 수소출하시설, 저압·고압용기, 압축설비 등도 다른 수소충전소와 비슷했다.
다른 점은 이 곳의 수소가격이 다른 지역 수소충전소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충전기에는 ‘1㎏당 7700원’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대부분의 수소충전소의 충전가격은 1㎏당 8250원 정도다. 이 곳이 다른 충전소보다 1㎏당 550원 정도 싸다. 수소 1㎏을 충전하면 수소차는 100㎞정도를 갈 수 있다.
이 곳은 충주지역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메탄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바이오메탄가스를 물과 결합시킨 뒤 수소를 뽑아내는 방식이다. 이 곳에 설치된 일명 개질기로 불리는 수소추출기가 핵심시설이다. 하루 500㎏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수소차 100대를 충전할 수 있는 양이다.
이 곳은 국내 최초로 수소자동차 충전은 물론 튜브트레일러(TT)에 수소를 충전해 인근 수소충전소에 공급하는 ‘마더 스테이션’(mother station) 기능도 갖췄다. 바이오메탄가스를 충전소에 공급하는 곳은 인근에 자리잡은 충주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다. 이 센터에는 날마다 충주시 전역에서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가 모인다.
이날도 54.96t의 음식물쓰레기가 이 센터에서 처리됐다. 김준 음식물바이오에너지센터 팀장은 “반입저장조에 수거된 음식물쓰레기들은 파쇄와 이물질을 걸러낸 뒤 발효과정을 거쳐 바이오메탄가스로 바뀌게 된다”며 “하루 바이오가스 7500㎥를 생산해 이를 바이오메탄가스로 바꾼 뒤 배관을 통해 100m정도 떨어진 바이오 그린 수소 융복합 충전소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물쓰레기에서 나오는 바이오메탄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친환경 시설은 전국에서 이 충전소가 유일하다. 전국 수소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울산에서 생산되는 수소도 석유·화학이나 철강 제품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것들이다.
송 박사는 “대부분의 충전소들이 울산 등에서 석유·화학 공정 중 발생한 수소를 공급받고 있다. 물류비 부담도 크다”며 “이 충전소가 오는 30일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게 되면 친환경 수소를 물류비용 부담 없이 주변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친환경 수소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