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문화축제’가 수능에 방해된다고요?

백경열 기자

대구 도심서 2년 만에 개최

“확진 급증 땐 수능에 지장”

일부 단체들 여전히 반대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3일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6일 제13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연다고 밝히고 있다. 경북일보 제공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가 3일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6일 제13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연다고 밝히고 있다. 경북일보 제공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 도심에서 2년 만에 ‘퀴어문화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3년째 열리는 축제지만 반대 목소리도 여전하다.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오는 6일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제13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조직위는 이날 오전 동성로 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내용을 소개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열리는 행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조직위는 지난달 31일까지 참가 신청을 받았다. 조직위는 방역수칙 준수 및 감염 예방과 참가자 안전을 위해 사전 신청자에 한해 축제에 참가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행사 당일 참가자를 대상으로 49명씩 여러 집단으로 나눠 각기 다른 장소에서 축제를 하도록 할 예정이다. 무대행사를 축소하고, 의료지원 부스를 설치해 돌발상황에 대처하기로 했다.

대구경찰청은 이번 축제에 따른 집회신고가 6일 오후 2~4시 대중교통전용지구 내 14개 장소에서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후 축제 참가자들은 대구 도심 3.6㎞ 구간을 따라 도보 행진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성소수자 차별에 대한 인식이 나아지고 있지만, 올해에도 변희수 하사가 사망하는 등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 제정도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행사를 안전하게 열어 성소수자 인권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낸다는 게 주최 측 입장이다.

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다음세대지키기 학부모연합’은 지난 2일 대구 중구청을 찾아 축제 개최에 대해 항의했다. 이 단체는 “(축제 개최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수능시험에 지장을 주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느냐”면서 “지역의 전통축제를 취소하는 마당에 퀴어 행사는 시기상조이며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구경북 CE협의회’(대구경북 기독청장년협의회)는 행사 당일인 6일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이 도보 행진을 예고한 일부 구간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일부 개신교회를 중심으로 1~2개 단체가 추가 집회신고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행사 당일 인력을 배치해 이들의 충돌을 막을 예정이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미국 최초의 성소수자 인권운동인 ‘스톤월 항쟁’을 기리는 의미에서 2009년부터 매년 6월 개최됐다. 2016년까지는 서울 이외 지역에서 열린 유일한 축제였다. 서울은 2000년부터 축제가 열렸다.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 공동대표는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과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혐오·차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함께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당함과 불평등에 반대하고 평등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고 밝혔다.


Today`s HOT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가자지구 억류 인질 석방하라 지진에 기울어진 대만 호텔
사해 근처 사막에 있는 탄도미사일 잔해 개전 200일, 침묵시위
지구의 날 맞아 쓰레기 줍는 봉사자들 경찰과 충돌하는 볼리비아 교사 시위대
한국에 1-0으로 패한 일본 폭우 내린 중국 광둥성 교내에 시위 텐트 친 컬럼비아대학 학생들 황폐해진 칸 유니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