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위험, 청년이 중년보다 심각한 까닭

윤희일 선임기자

대전 정신건강 실태조사서
청년 21%·중년 14%로 차이

취업난 탓 경제적 어려움에
직장 내 세대갈등 등으로
3명 중 1명 “자살 생각했다”

청년층이 겪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 위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정신질환 위험은 중장년층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문제와 직장·업무상의 문제가 청년층 정신질환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다.

대전시는 산하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대전시 청년 정신건강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정신건강복지센터는 2021년 10월부터 11월까지 대전지역 청년(만 18~34세) 1000명과 중장년(만 35~59세) 300명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센터는 우울장애,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조기 정신증(조현병 등의 초기 정신질환 증상이 나타나는 것), 알코올 사용장애, 인터넷중독 등 주요 지표에 대한 고위험군 유병률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청년들의 정신질환 고위험군 유병률은 우울장애가 21.0%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외상후 스트레스장애(17.6%), 조기 정신증(17.0%), 알코올중독(16.5%)을 겪는 청년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수치는 중장년층의 유병률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년층의 경우 우울장애 14.3%,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11.7%, 알코올중독 11.3%로 청년들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히 지금까지 여성은 남성에 비해 알코올중독 유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고위험군 비율이 청년 남성은 12.0%, 청년 여성은 12.1%로 비슷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청년 여성의 알코올 사용장애 위험군의 비율은 2020년 국민건강통계 결과(8.3%)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년층 정신질환의 위험성은 소득이 낮을수록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울장애 유병률은 월평균 가구소득 199만원 이하인 경우 29.9%에 이르렀고, 200만~399만원인 경우 19.6%, 4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17.3%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대전지역 청년 중 82.0%는 “정신건강 문제 중 자살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34.7%의 청년은 ‘자살을 생각한 적 있다’고 응답했지만, 자살을 생각한 사람 중 상담이나 치료 등을 받은 경우는 12.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들을 심리적·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하는 요인(복수응답)으로는 경제 문제(50.0%)가 가장 높았고,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43.7%), 가정 문제(20.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최나영 대전시 건강보건과 주무관은 “청년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중장년층에 비해 많고, 직장생활 중에 겪는 세대 간 갈등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 역시 중장년층에 비해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동한 대전시 보건복지국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신적 위기에 처한 청년을 대상으로 적절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조기에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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