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밀어부친 마트 휴업일 전환에 대전시·자치구 동상이몽

이종섭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가 지난 14일 대전시청 앞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섭 기자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가 지난 14일 대전시청 앞에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종섭 기자

정부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공휴일 지정 규정을 삭제하기로 하면서 자치단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전시도 정부 방침에 따라 현재 공휴일로 지정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의 평일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결정권을 가진 자치구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21일 대전시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월 대형마트 의무휴업 공휴일 지정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대형마트 영업규제 개선’ 방침을 발표함에 따라 시 차원에서 휴업일을 평일로 변경하는 방안에 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를 위해 2012년 지정됐다. 하지만 대전시는 현재 유통시장 경쟁구조가 ‘온라인 대 오프라인’으로 바뀌면서 대형마트 규제의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오히려 대형마트 일요일 휴무가 주변 상권 동반 침체와 소상공인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 등에 불편을 가져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단체장이 월 2회 공휴일을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로 지정하고, 이해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평일을 의무 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에서는 5개 자치구가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을 의무 휴업일로 지정해 운영해 왔다.

휴업일 평일 변경 추진에 가장 반발이 큰 건 마트 노동자들이다. 마트산업노동조합 대전세종충청지역본부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권이 지난 10년간 아무 문제없던 의무 휴업을 폐지하고, 지자체를 압박해 휴업일을 평일로 옮겨 노동자들의 주말을 빼앗아가고 있다”면서 “정부가 나서 재벌 유통기업 뒤를 봐주면서 소상공인을 죽이고 마트 노동자 주말 휴식권을 빼앗는 행위에 대전시는 동참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소상공인들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대전시는 “전통시장과 골목형 상점가 상인 등에게 정책을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상권 매출 하락을 우려해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고 크게 상관 없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종적으로 휴업일 지정 권한을 가진 기초자치단체는 아직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다. 대전 자치구들은 법 개정이나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정부 발표만으로 휴업일을 변경하기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한 구청 관계자는 “대전 5개구는 유통산업발전법에서 공휴일 지정 규정을 삭제하는 법 개정이 이뤄지면 그 때가서 논의하자는 입장”이라며 “5개구가 최근 논의를 잠정 보류하자는 의견을 대전시에 전달했고 지금은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시는 논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의견 수렴이 더 필요하고 자치구와의 조율도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전환 시행 여부를 얘기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정부 입장도 무시할 수는 없고 검토해야 할 요소들이 많아 동향을 지켜보면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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