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명물 ‘불의 정원’ 불꽃, 7년 6개월 만에 꺼졌다

백경열 기자

지층 천연가스 고갈 등 원인

시 향후 정원 활용 놓고 고심

2019년 포항 ‘불의 정원’ 불꽃이 타고 있는 모습. 포항시 제공

2019년 포항 ‘불의 정원’ 불꽃이 타고 있는 모습.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지역의 명물이던 천연가스 불꽃이 7년 6개월 만에 꺼졌다.

30일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숲의 이른바 ‘불의 정원’ 불꽃이 꺼진 뒤 현재까지 다시 붙지 않고 있다.

이 불길은 2017년 3월8일 동해남부선 폐철도부지를 철길숲으로 조성하는 공사를 하던 중 지하수 개발을 위해 굴착기로 지하 200m까지 관정을 파다가 땅속에서 새어나온 천연가스에 불이 붙은 것이다. 불길은 금방 꺼질 것이란 초기 예측과 달리 최근까지 타올랐다.

포항시는 불이 꺼지지 않자 발상을 바꿔 2017년말쯤 불길이 붙은 굴착기와 주변 흙 등을 보존하고 주변에 방화유리를 설치해 외부에서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해 ‘불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붙인 공원을 만들었다. 이후 불의 정원은 2019년 5월 준공한 포항 철길숲에서 누구나 한 번쯤 다녀가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앞서 포항시가 조사한 결과 불의 정원 지하에는 메탄으로 이뤄진 천연가스가 매장됐지만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의 정원 불꽃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1년 상반기 사이 겨울에 일시적으로 꺼지는 일이 자주 발생했다. 당시 포항시는 기온이 떨어지면서 천연가스가 액화해 불이 잘 안 붙거나 천연가스가 고갈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가스층 주변에 있는 지하수가 계속 올라오면서 가스 통로를 막은 것도 이유로 꼽혔다.

초기에는 공원관리소 관계자가 불이 꺼지면 토치로 일일이 불을 다시 붙였다. 이후 포항시는 2021년 1월 자동점화장치를 설치해 불을 붙였다. 불꽃은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와 같은 집중호우가 내릴 때를 제외하고 계속 타올랐다.

포항시는 불의 정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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