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재활용품 가져오면 현금"··경기 성남 자원순환가게는 성업 중

“재활용품 가져오면 무게를 달아 현금으로 돌려줍니다.”

지난 6일 오후 경기 성남시 신흥동에 있는 자원순환가게 1호점 ‘신흥이re100’에 초등학생 한명이 찾아와 헌책과 종이뭉치 무게를 측정하더니 수거함에 넣었다. 잠시 후 40대 주부도 능숙한 솜씨로 가방에서 빈병과 플라스틱 등을 꺼내 수거함에 차례로 넣었다. 두 사람은 수거 절차를 마무리하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재활용품 무게에 따라 적립된 현금을 확인한 뒤 가게 문을 나섰다.

2019년 6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경기 성남시 자원순환가게 1호점인 ‘신흥이re100’. ｜성남시 제공

신흥이re100는 전국 최초의 자원순환가게다. 2019년 6월 주택가 한켠에 있는 시유지(120㎡)에 컨테이너를 개조해 문을 열었다. 쓰레기를 100% 재활용(recycling)한다는 의미에서 ‘re100’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성남시, 성남환경운동연합, 재활용업체가 협업하는 방식으로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두차례 오후 2~5시 운영되고 있다.

이 곳은 주민들이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무게에 따라 현금이나 지역화폐로 보상해준다. 1㎏당 알루미늄캔은 560원, 플라스틱은 105∼200원, 의류 80원, 헌책 70원, 종이 49원 등이다. 유가 변동에 따라 보상액이 달라지기도 한다. 다만 ‘제대로 비우고, 헹구고, 분리한’ 것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여야 한다. 정산은 매월 1차례 하는데 휴대전화에 ‘에코투게더(eco2gather)’ 앱을 설치하면 정산액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보상금은 재활용품을 수거해 유통하는 재활용업체에서 지불하고 있다.

김난심 신흥이re100 책임운영자(51)는 “예전에는 골목에 버려져 나뒹굴던 재활용품이 깨끗하게 정리돼 수거되고 있다”며 “자원순환가게를 이용하는 주민이 점점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신흥동에 있는 자원순환가게‘신흥이re100’에서 지난 6일 노영숙 자원순환활동가(사진 왼쪽)가 한 아이가 가져온 재활용품 분리 수거를 도와주고 있다. ｜성남시 제공

현재 성남지역에는 지난달 문을 연 ‘아름다운가게 이매점’까지 자원순환가게가 모두 14곳 있다. 가게별로 1주일에 1∼2일씩 운영되는데 시민활동가가 각각 3~5명씩 배치돼 재활용품 수거를 돕는다. 이들 자원순환가게를 이용한 주민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모두 7580 가구다. 그동안 주민들이 가져온 일반 재활용품은 7만1436㎏, 빈병·페트병 등은 67만8731개로 1926만여원을 보상받았다. 주부 김모씨(54)는 “자원 재활용에 참여하고 포인트도 차곡차곡 쌓이는 걸 보면 부자가 된 듯 뿌듯하다”고 말했다.

성남시 자원순환가게는 지난해 12월 ‘재활용 가능 자원 분리배출 모범시설’ 공모에서 환경부 장관상인 최우수상을 받았으며 경기도 일자리정책마켓사업에 선정돼 도비 지원을 받기도 했다. 다른 지자체들의 벤치마킹 대상도 되고 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마을내 쓰레기는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돼 스스로 해결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인데 호응도가 높다”면서 “내년까지 자원순환가게를 21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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