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 ‘입지선정 부실, 환경훼손…’ 논란 속 8년

박미라 기자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성산읍 일대 전경. 강윤중 기자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인 성산읍 일대 전경. 강윤중 기자

환경부가 6일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조건부 협의로 허가함에 따라 그간의 진행 과정도 주목받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11월 제주 동부 지역인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에 ‘제주 제2공항’을 건설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존 제주국제공항의 수용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제주공항의 수요 분산을 위해 성산읍 일대 545만㎡에 2025년까지 제2공항을 완공하겠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당시 기존 공항 확장, 대체 신공항 건설, 기존 공항·제2공항 동시 운영 등 여러 대안을 검토한 결과 제2공항 건설이 상대적으로 환경 훼손 우려가 적고 공사비가 적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특히 공항 인프라 확충은 1990년대부터 제주도와 도의회 등 지역사회 차원에서 줄곧 정부에 요구해왔던 도민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 예정지 발표 후 극심한 찬반 갈등

하지만 공항 건설 예정지가 발표되면서 제주는 찬반으로 나뉘었다. 성산읍 일부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잃게 됐다며 2016년 7월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토지수용과 공항 소음 등 현실적인 문제에 맞닥뜨린데 따른 것이다. 이어 시민사회단체도 입지 선정 부실, 항공 수요 측정 부실, 환경훼손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을 꾸리고, 본격적인 반대운동을 시작했다. 반면 또다른 성산읍 주민과 지역 경제단체 등을 중심으로 제2공항 찬성 단체도 속속 출범했다.

지역사회는 제2공항 건설 사업을 둘러싼 찬반 논란으로 들끓었고, 대부분의 주민설명회와 보고회는 파행하거나 반쪽 개최로 이어졌다.

결국 2018년 제주도와 반대단체, 국토교통부는 입지선정의 부실 의혹을 함께 검증하기로 합의하고,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결론을 짓지 못했다.

지역 내 찬반 갈등이 극심해지자 2019년 11월에는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 해소 특별위원회가 구성됐다. 도와 도의회 특위는 공항 수요 예측 타당성 논란, 공항 건설에 따른 환경 수용력, 주민 수용성, 환경훼손, 기존 공항의 확장 가능성 등 쟁점을 놓고 공개 토론을 벌인 끝에 여론조사 방식으로 제2공항에 대한 도민의견을 수렴하기로 합의했다.

2016년 성산읍사무소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파행된 제2공항 주민설명회. 박미라 기자

2016년 성산읍사무소에서 열릴 계획이었으나 파행된 제2공항 주민설명회. 박미라 기자

■ 제2공항 건설, 제주 사회 여론은?

여론조사는 도와 의회의 요청을 받아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2021년 2월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2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각각 도민 2000명, 성산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제주도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한국갤럽 ‘찬성’ 44.1%, ‘반대’ 47.0%, 엠브레인퍼블릭 ‘찬성’ 43.8%, ‘반대’ 51.1%로 반대 의견이 높게 나왔다. 반면 성산읍 주민 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한국갤럽 ‘찬성’ 64.9%, ‘반대’ 31.4%, 엠브레인퍼블릭 ‘찬성’ 65.6%, ‘반대’ 33%로 찬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당초 도민 숙원이던 제2공항 건설 사업 여론이 시간이 지나면서 부정적으로 변한 이유는 당시 관광객 과다에 따른 환경 수용성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도민 피로감 역시 커진 영향이 있다. 제주는 당시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에 따른 환경훼손, 쓰레기 처리난, 상하수도 공급난, 주차난, 교통혼잡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지리적 여건에 따른 유불리로 찬반이 나뉘는 것도 특징이다. 제2공항이 건설되는 성산과 거리가 먼 서부지역이나 기존 공항이 있는 제주시 지역은 반대가 우세한 반면 표선 등과 같이 접근성이 좋고 개발이익이 있는 지역은 찬성이 높게 나타나는 식이다.

우여곡절 끝 도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반대 여론이 높게 나왔지만 2021년 3월 당시 원희룡 제주지사는 “접근성, 환경관리 등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빌미로 제주 미래를 위한 인프라이자 다음 세대의 일자리를 무산시킬 수 없다”며 제2공항을 계속해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전달했다. 이후 제2공항 건설 절차는 2021년 7월 환경부가 국토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최종 반려하면서 중단된 상태였다.

■ 이제 ‘제주의 시간’

환경부가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협의함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관련 협의와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제2공항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국토부는 제2공항 기본계획안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공항시설법에 따라 관할 지자체장인 제주지사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도지사는 14일 이상 열람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국토부는 기본계획을 고시한 후 제주특별법에 따라 제주도와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해야 한다. 제주도는 관련 조례 등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심의하고 최종적으로 도의회 동의 절차를 받아 국토부에 회신한다. 다만 도의회에서 부동의 의결되면 제2공항 사업은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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