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추위에…6월 한라산 비경 ‘진분홍 산철쭉’ 올해는 못 본다

박미라·김기범 기자

냉해 닥쳐 꽃눈 피우지 못해

탐방 절정기에 밋밋한 풍경

“15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

지난해까지 매년 6월 산철쭉이 만개해 진분홍빛으로 물들었던 한라산(왼쪽 사진). 하지만 올해는 이상기후(냉해)로 꽃을 피우지 못해 누런 풀들만 남아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지난해까지 매년 6월 산철쭉이 만개해 진분홍빛으로 물들었던 한라산(왼쪽 사진). 하지만 올해는 이상기후(냉해)로 꽃을 피우지 못해 누런 풀들만 남아 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제공

매년 5~6월 한라산을 진분홍으로 물들이며 비경을 연출했던 산철쭉 물결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10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에 따르면 한라산 만세동산과 선작지왓, 윗세오름 주변, 방아오름 일대에서 군락을 이루는 산철쭉이 올해는 대부분 꽃을 피우지 못했다. 산철쭉은 평소 5월 초부터 꽃이 피기 시작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꽃눈이 열릴 때인 지난달 초·중순 무렵 냉해를 입었다. 당시 한라산에 상고대가 필 정도로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왔고, 꽃눈이 ‘철 잊은’ 추위를 이기지 못한 것이다.

관리소 측은 지난 6일 산철쭉나무와 시로미가 냉해를 입어 진분홍 물결 대신 버석한 풀들이 자리를 차지한 한라산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올렸다.

관리소는 올해 산철쭉꽃은 피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봤다. 예년이라면 산철쭉은 해발 1500고지에 피기 시작해 백록담까지 개화가 진행되고 6월 중순쯤 절정에 이른다. 5월과 6월은 산철쭉이 만개한 절경을 보기 위해 1년 중 가장 많은 탐방객이 한라산이 찾는 시기이기도 하다. 산철쭉이 냉해로 개화하지 못한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알려졌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산철쭉 개화를 기록한 최근 15년 사이에 이 같은 일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제주도 한라산연구부 관계자는 “5월 중순 3일 동안 영하로 떨어진 적도 있다”며 “기상이변 측면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대구와 울산, 경북·경남 일부 지역에는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2022·2023년 각각 6월17일에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빨리 폭염이 찾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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