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8월까지 산악사고
456건 발생 평년비 51% ↑
지난 26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을 오르던 10대 관광객이 어지럼증, 전신쇠약 증상 등을 보여 119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지난 23일에는 제주시 연동 광이오름에서 하산하던 60대 여성이 다리를 다쳐 구조를 요청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같은 날 한라산을 오르던 60대 여성이 심정지로 쓰러지고, 40대 남성이 등산로 인근 계곡에서 추락해 소방헬기가 잇따라 출동했다.
산행하기 좋은 가을을 맞아 제주에 산악 안전사고 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올해 제주에서 발생한 산악안전사고 평년보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제주에서 456건의 산악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최근 5년 평균 같은 기간보다 51.1%(233건) 늘어난 수치다.
제주에서는 주로 한라산과 도 전역에 분포하고 있는 360여개의 오름을 등반하다가 사고가 발생한다. 올해 사고를 원인별로 분석하면 조난으로 인한 산악 안전사고가 전체의 72.8%(332건)로 가장 많았다. 특히 올해 조난사고 건수는 최근 5년 평균(51.5%·115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실족 또는 추락 15.1%(69건), 개인질환 68%(31건), 탈진·탈수 2.6%(12건)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사고 건수의 절반 이상이 오름이 많이 분포한 동부 읍면지역(56.8%·259건)에서 발생했다. 시간대별로는 산행하기 좋은 주말의 사고 빈도가 주중보다 높았으며, 절반에 가까운 48.7%(222건)가 하산시간(낮 12시~오후 4시)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산 때 사고 발생 많아 주의
‘산악 안전사고 주의보’ 발령
제주소방본부는 올해 산악안전사고가 크게 증가한데다 가을을 맞아 한라산과 오름 탐방객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산악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제주소방본부는 산행 전 날씨와 등산로, 코스, 난이도, 소요시간 등을 미리 알아두고 2인 이상 움직이되 가장 약한 사람을 기준으로 할 것을 당부했다.
또 기상이변을 대비해 비상식량과 랜턴, 우의, 예비 배터리, 상비약품, 보온물품을 준비하고 길을 잘못 들면 알고 있는 지나온 길 위치까지 되돌아가서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난 때는 산악위치표지판 등에 적힌 국가지점번호를 이용해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악천후로 산행을 계속하기 어려울 때는 구조 요청 후 체온과 체력을 유지하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고민자 제주소방안전본부장은 “가을철은 큰 일교차로 인해 미끄러지기 쉬운 환경이 형성되고 심혈관계 질환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무리한 산행은 자제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안전한 산행을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