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지리산’ 소나무숲 봤당가? 우리 부절마을이여”

박용근 기자

촬영 지원한 남원시·주민들과 국립공원공단 ‘으쓱’

지리산 뱀사골에서 드라마 <지리산>을 촬영하는 제작진들.  남원시 제공

지리산 뱀사골에서 드라마 <지리산>을 촬영하는 제작진들. 남원시 제공

“드라마에서 500년이나 된 우리 마을 소나무숲이 주 배경으로 나오는데 감회가 새롭더군요. 드라마도 대박 나고 마을에도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면 아기 울음소리 사라진 마을에 생기가 돌 것 같아요.”

지난달 23일부터 방영된 tvN 주말드라마 <지리산>에는 무진계곡 정상의 소나무 군락이 자주 등장한다. 이 소나무숲은 지리산 정상이 아니라 전북 남원시 산동면 부절마을의 소나무숲이다.

1일 이곳에서 만난 최인규씨(58)는 “소나무숲을 촬영 장소로 내달라고 했을 때 마을 어르신들이 찬성해 협조할 수 있었다”면서 “낙락장송이 아니라 눕고, 뿌리가 드러나는 등 특이한 소나무 형상이 많아 사진작가들이 주로 찾아왔는데 이젠 관광객 발걸음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형수씨(68)도 “유명 배우들이 다녀가고 드라마가 방영되기 시작하면서 노인들이 대다수인 마을에도 흥이 살아난 것 같다”며 “영산인 지리산의 기를 받아 드라마가 잘되고, 우리 마을도 유명해지면 좋겠다”고 했다.

<지리산>은 국립공원 최고의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과 말 못할 비밀을 가진 신입 레인저 강현조(주지훈 분)가 산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사고를 파헤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드라마가 순항한 데는 지리산을 품고 있는 남원시와 시민들이 한몫했다. 남원시는 지난해 9월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월면 지리산 흥부골 자연휴양림 내에 드라마 주 무대가 되는 세트장 해동분소와 비담대피소를 세웠다.

드라마에는 남원 시내는 물론 광한루원, 와운마을 천년송, 백두대간생태교육장, 부절마을 소나무숲 등도 나온다.

국립공원공단도 남원에 전담팀을 만들어 힘을 보탰다.권욱영 드라마지원팀장(52)은 “드라마를 통해 직원들이 자연을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남원시와 국립공원공단은 향후 드라마 제작 지원의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드라마 촬영세트장에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붓고도 관리 소홀로 천덕꾸러기가 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 촬영지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연계시키는 다양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우선 흥부골 오픈세트장을 관광단지로 활성화시키고 뱀사골분소에 드라마 전시관도 개관할 계획이다. (재)전북문화관광재단도 힘을 보태 드라마 촬영지와 연계한 남원관광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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