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46만원’ 공공산후조리원, 아기 울음소리 키울까

강현석 기자

전남, 해남·강진·완도·나주 이어 최근 순천에 5호점 내

2주 154만원서 둘째 등 70% 감면…“민간시설도 혜택을”

전남 순천시 현대여성아동병원에 지난 15일 개원한 ‘전남 공공산후조리원 5호점’에서 조리원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전남도 제공

전남 순천시 현대여성아동병원에 지난 15일 개원한 ‘전남 공공산후조리원 5호점’에서 조리원 간호사들이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전남도 제공

“민간과 비교해도 시설에 손색이 없고, 무엇보다 출산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 만족합니다. 전국의 모든 산모들이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둘째 아이를 출산한 김애리씨(34)는 열흘째 전남 나주의 ‘전남 공공산후조리원 4호점’에 머물며 산후조리 중이다. 김씨는 2주 동안 조리원을 이용해도 ‘둘째 이상 이용료 감면’ 혜택을 적용받아 46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첫아이 출산 당시 민간 조리원을 이용했던 김씨는 2주에 240만원을 부담했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위탁해 운영하는 공공산후조리원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남 5곳을 포함해 전국 11곳의 지자체가 공공산후조리원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전남도는 16일 “순천 현대여성아동병원에 ‘전남 공공산후조리원 5호점’을 열고 지난 15일부터 서비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조리원은 5명의 산모가 산후조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도는 2024년까지 15명의 산모가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2015년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해남 종합병원에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설했다. 당시 전남 22개 시군 중 산후조리원이 1곳이라도 있는 곳은 목포와 순천·여수·광양 등 시 지역 4곳과 영광군 등 5곳뿐이었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농어촌지역의 산모들은 산부인과와 산후조리원이 있는 도시지역에서 원정 출산을 해야 했다. 2013년 기준 전남에서 출산한 산모 1만5401명 중 절반이 넘는 8309명(53.9%)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집에서 조리를 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전남도는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산 필수시설인 산후조리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공공산후조리원 설치에 나섰다. 도는 산모들이 집에서 30분 이내 거리에서 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2018년 강진, 2019년 완도, 2020년 나주시 등에 잇따라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설했다.

이용비용도 민간보다 훨씬 저렴하다. 공공산후조리원은 2주 기준 154만원을 받는다. 서울시가 2021년 산후조리원 이용요금을 조사한 결과, 일반실 평균요금은 375만원(2주)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산후조리원은 특실 2600만원, 일반실 800만원이었다. 전남도는 둘째 이상 출산이나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다문화가정, 장애인에게는 70%를 감면, 46만원만 받는다.

이용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전남지역 산모 8567명 중 공공산후조리원 이용자는 904명으로 10명 중 1명이 서비스를 받았다. 조리원 이용 산모의 56.1%는 요금 감면 대상이다.

전남도는 “순천에 5호점이 개원하면서 도내 모든 지역에서 산모들이 집에서 30분 이내에 있는 산후조리원에서 체계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울산, 강원, 경북, 제주, 충남 등이 공공산후조리원을 운영하고 있다. 경남과 전북 지역 일부 지자체도 올해 공공산후조리원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출산과 산후조리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데 정부 지원이 없으니 지자체가 먼저 시행한 것을 뿐”이라면서 “공공뿐 아니라 민간시설을 이용하는 전국의 모든 산모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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