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무겁게 모아도 가벼운 주머니…광양 “수입 보장해드려요”

강현석 기자

가격 하락 탓 수거 소득 감소

시, 수집인 지원 조례 시행

기준가 높게 정해 차액 지원

전남 광양시에 사는 70대 A씨는 폐지를 줍기 위해 하루 5시간 정도 리어카를 끌고 거리에 나선다. A씨가 수집하는 폐지는 60㎏ 정도지만 손에 쥐는 돈은 5000원도 안 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인 9860원에 한참 모자라는 금액이다. 2년 전 1㎏에 120원이 넘었던 폐지가격은 지난해부터 70원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전남 광양시가 폐지를 줍는 노인들에게 일정 수입을 보장해주는 조례를 제정해 시행한다. 폐지 재활용률을 높이고 깨끗한 도시 유지에도 기여하는 폐지 수집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한 조치다.

광양시는 24일 “ ‘광양시 재활용품 수집인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올해부터 영세한 폐지 수집인을 지원하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28일 제정된 조례는 65세 이상이나 장애인, 차상위계층 등에 해당하는 폐지 수집인에게 ‘재활용품 판매금액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광양시는 수거한 폐지 판매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보장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폐지는 가격 변동이 심하다. 한국환경공단의 조사를 보면 2020년 1㎏에 63원이었던 전국 폐골판지 평균 가격은 2021년 122원, 2022년 122.2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7월과 8월에는 1㎏에 72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폐골판지 가격은 76.2원이었다. 가격 변동이 심하다 보니 같은 노동력을 투입해도 폐지를 수집하는 노인들의 수입은 들쑥날쑥하다.

국내 폐지 수집 노인의 하루 평균 수집량 58.5㎏을 기준으로 한 달(20일) 노동을 했다고 가정하면 1170㎏의 폐지를 모을 수 있는데, 2022년엔 14만2974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8만9154원으로 크게 하락하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광양시는 지난 3년간 평균 폐지 가격 등을 조사해 ‘기준 가격’을 정한 뒤 이보다 가격이 낮으면 차액을 지원한다. 올해 기준 가격은 1㎏에 110원으로 결정됐다. 지난달 전국 평균 가격(76.4원)보다 33.6원(44%) 높다.

광양시가 폐지 수집 노인들의 수입을 보전해 주기로 한 것은 공익성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정형권 광양시 자원순환과 팀장은 “폐지 수집은 재활용률을 높이고 도시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가격이 낮아 수거가 잘 안 될 경우를 생각하면 지원을 통해 얻는 이익이 훨씬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2023년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토대로 전국 폐지 수집 노인을 4만2000여명으로 추산했다. 이들이 지난해 번 돈은 월 평균 15만9000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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