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서울 상가 수요, 현재의 3분의 1로 ‘뚝’

서울연구원, ‘수급’ 보고서

온라인 소비 늘고 인구 감소 영향, 2019년 이태원 공실률 26%
익선동 등 ‘핫플레이스’ 상가 계속 증가…관리 대책 마련해야

온라인 소비 규모가 커지고 인구가 줄어들면서 2045년 서울 소매업 상업공간(상가) 수요는 현재의 3분의 1 이하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면 신축건물에 상가가 새로 들어서거나, 주거·업무공간이 상가로 전환되는 추세는 지속되고 있어 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0일 서울연구원이 공개한 보고서 ‘서울시 상업공간 수급현황과 입지행태 변화’(허자연·김묵한·김상일·박희석·이가인)를 보면, 연구진은 2020~2045년 서울 온·오프라인 소매지출액을 계산한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에 필요한 상가 면적이 2020년 218만550㎡에서 2045년 64만7290㎡로 줄어든다고 추정했다. 약 30%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다.

필요한 상가 면적이 줄어드는 이유는 인구가 감소하고 온라인 거래가 증가하는 경향 때문이다.

통계청 인구추계자료를 보면, 서울 인구는 2020년 기준 950만명에서 2045년 900만명가량으로 감소한다. 이는 그나마 ‘가장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한 추정치이며, ‘가장 비관적인’ 가정을 적용하면 2045년 인구는 8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한다. 3~4인 가구 감소와 1인 가구 증가 등 가구 구조 변화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구매력이 낮은 노년 1~2인 가구 증가는 전체 구매력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된다.

오프라인 소매지출액은 2020년 19조460억원에서 2045년 9조5058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소매지출액 역시 24조1052억원에서 17조1922억원으로 71% 수준으로 떨어지지만, 오프라인 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크게 줄어드는 셈이다. 연구진이 2006~2015년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와 통계청 추계 2020~2045년 가구 수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다.

반면 상가 공급량은 최근까지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간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연구진이 2000~2016년 과세대장과 2015~2019년 건축물대장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상가 재고량은 2000년 5000만㎡에서 2020년 8000만㎡까지 60%가량 늘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 빠르게 증가하다가 2010년을 기점으로 더뎌지기는 했으나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 2015~2019년 매년 80만㎡ 이상이 신축건물을 통해 공급됐으며, 같은 기간 사라진 상가를 감안해도 매년 30만㎡가 넘는 상가가 새로 생겼다. 주거·업무 등 다른 용도 공간에서 상가로 바뀐 경우도 연간 15만㎡에 이른다.

연구진은 “2019년 하반기 이태원 일대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6.5%를 넘어서는 등 부정적인 시장 신호에도 불구하고 익선동·을지로 등 서울의 ‘핫플레이스(뜨는 공간)’는 지속해서 생기고 있고, 마곡·위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나 신축·재건축 등 때문에 더 큰 규모 상가가 공급되는 중”이라며 “서울시가 상업지역 추가 지정을 논의하고 있어 적정한지 살펴보고 논의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가 수요 감소세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했으므로,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한다면 상가 수요 감소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연구원 인구감소 1인가구 공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