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탄소 함께 줄이는 ‘재생자전거’ 사볼까읽음

이성희 기자

길가에 버려지는 자전거

서울에만 연간 1만5000대

‘라이트브라더스’ 손잡고

서울시, 온라인 판매 시작

서울 영등포구 자활센터에서 한 자활근로자가 거리에 방치돼 있던 자전거를 수리해 재생자전거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 영등포구 자활센터에서 한 자활근로자가 거리에 방치돼 있던 자전거를 수리해 재생자전거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서울시 제공

녹슬고 고장난 자전거가 거리 곳곳에 방치돼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방치된 자전거는 도시 미관뿐 아니라 보행자 안전도 해칠 수 있다. 각 지역자활센터에서 이를 수거·수리해 판매하고 있지만, 판로가 없어 ‘재생자전거’ 대부분 창고에 보관돼 있는 게 현실이다. 이에 서울시가 방치 자전거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 판매를 개시한다.

서울시는 4일부터 민간 자전거 중고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라이트브라더스(주)와 함께 재생자전거 온라인 시범판매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라이트브라더스 홈페이지(https://wrightbrothers.kr)와 애플리케이션에 ‘서울시 재생자전거’ 코너가 생긴다.

시범판매는 우선 광진구와 영등포구 2개 자치구 자활센터에서 생산한 재생자전거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당장은 재생자전거 20대가 선보이며, 플랫폼 개편을 거쳐 이달 말 재생자전거 전용관을 조성하면 60대의 재생자전거가 판매될 예정이다.

가격은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 중고 자전거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된다. 평균 1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택배 배송은 지원하지 않는다. 결제 후 자활센터에 방문해 자전거를 직접 수령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생산체계가 잘 갖춰진 광진구와 영등포구 2곳부터 사업을 시작하지만 3월 이후 다른 자치구로도 순차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라이트브라더스 앱에서 판매 중인 재생자전거들.

라이트브라더스 앱에서 판매 중인 재생자전거들.

방치돼 있는 자전거는 서울에만 연간 약 1만5000대에 이른다. 자전거 수거 권한은 자치구에 있다. 자치구가 순찰 등을 통해 공공장소에 버려진 자전거를 발견하면 이동·처분 공고 계고장을 붙인 뒤 14일간 주인이 찾아가지 않을 경우 수거하는 방식이다. 이후 자활센터에 판매·기증된 자전거는 수리돼 재생자전거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온라인 판매가 활성화하면 재생자전거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방치 자전거 재활용률이 높아지고 환경 보호 및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라이트브라더스는 제품 상세 페이지를 통해 새 자전거가 아닌 재생자전거를 구매했을 때 탄소배출 저감량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재생자전거 판매로 자활센터 수익이 늘면서 노숙인 등 자활근로자의 자산 형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서울시는 기대하고 있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시민들의 재생자전거 구매는 자원 재활용을 통한 탄소 저감에 기여하는 것뿐 아니라 자활근로자들의 성과급 지급이나 자활기금 조성으로도 이어진다”며 “이는 다시 방치 자전거 수거 및 재생자전거 생산을 촉진하는 선순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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