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개방 행사에 왜 우리가”···서울시 공무원 차출에 반발 거세

강은 기자

 서울시 행정국 하루 10명 인력 파견

 청와대 개방 안내에 본업 집중 못해

“주말 5시간30분 일해도 4시간 인정”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지난 10일 오전 열린 정문 개문 기념 행사에서 시민들이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지난 10일 오전 열린 정문 개문 기념 행사에서 시민들이 안으로 입장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코로나19 관련 차출로 불만 가진 적 없습니다. 시민을 위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청와대 개방은 얘기가 다르죠. 공무원으로서 자괴감이 드네요.”

31일 경향신문이 확인한 서울시 내부게시판 글을 보면, 지난 11일 서울시 행정국 소속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행정국 직원들이 무더기로 청와대 개방 행사 차출을 가고 있는데, 그걸 왜 시 직원이 해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주말 지원 근무자들은 5시간30분 일해도 4시간만 근무로 인정”된다고도 썼다.

윤석열 정부가 청와대를 개방하면서 임시 관리 주체는 문화재청이 맡고 있지만, 서울시 행정국도 하루 10명씩 지원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이들의 담당업무는 안내다. 이를 두고 시청 내부에서는 시가 본연의 업무가 아닌 것을 떠맡아 직원들을 임의 차출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청와대개혁 태스크포스(TF)는 지난 4월 서울시에 청와대 내 시설물 설치와 북악산 등산로 정비 등을 요청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화장실, 벤치, 쓰레기통 등을 설치하고 길 안내를 담당할 인력을 지원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많은 인력이 필요하진 않아서 (교통지도 등 특수 업무 외에는) 행정국에서만 사람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고에 없던 가욋일이 추가되면서 시 공무원들이 본업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청와대에서 만난 서울시 행정국 소속 B씨는 “(청와대 개방 안내) 지원 근무를 마치고 들어가서 끝내지 못한 원래 업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업무가 밀리고 과중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주변에는 주황색 티셔츠를 입은 문화재청 스태프들 사이로 ‘서울특별시’ 글자가 새겨진 파란 조끼의 시 공무원들이 곳곳에 보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와대 특별 개방행사 기간이 끝날 때까지만 서울시 인력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지난 22일까지였던 개방 행사는 시민 발길이 몰리면서 오는 6월11일로 연장된 상태다. 이 관계자는 초과근무와 관련해서는 “주말에 5시간30분 일해도 4시간만 근무로 인정받은 건 지방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시간외근무수당을 하루 4시간 넘게 줄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청와대 개방 행사 기간 내 관리 주체는 문화재청이 임시로 맡고 있다. 다만 6월11일 이후 청와대 상시개방이 결정되면 대통령실이 관리 주체를 검토해 새로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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