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학업지원’ 반년도 못 가 바닥난 까닭

강은 기자

검정고시 교재 비용 등 지급
학업중단 학생 매년 증가세

서울시 예산 5000만원 줄여
올해는 수혜자 250명 불과

학교 밖 청소년들이 학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하는 ‘학교 밖 청소년 학업지원금’ 예산이 신청 5개월 만에 모두 동난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신청자가 몰리는 사업인데도 서울시가 올해 예산을 15% 이상 삭감했기 때문이다. 당장 검정고시 등을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이 지원금을 신청하려면 내년 3~4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12일 서울시와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시의 학업지원금 신청이 지난달 조기 마감됐다. 지난 4월 신청 접수가 시작된 지 5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2019년 ‘학교 밖 청소년 종합지원계획’을 수립해 초·중학교 취학을 미뤘거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교 밖 청소년이 검정고시 교재 등을 원활히 구매할 수 있도록 학업지원금을 실비로 지급해 왔다. 학습권을 보장해 학업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학업지원금은 1인당 최대 1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연간 예산이 한정돼 있어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해서 지원금을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이들을 위한 학업지원금 예산은 3억원으로, 매년 약 300명이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의 경우 2월에 시작한 학업지원금 신청 접수는 6개월 만인 7월에 조기 마감됐다. 이유는 역시 예산 소진이었다.

올해는 학교 밖 청소년 학업지원금 예산이 2억5000만원으로 삭감됐다. 예산이 줄면서 지원 대상 학교 밖 청소년 수는 기존 300명에서 250명 정도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관계자는 “학업지원금은 매년 신청자가 몰리는 사업이라 올해 역시 아쉬워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면서 “지원금 추가 지급 일정에 대한 문의가 잇따라 사전 대기자 명단을 만들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매년 학령기 인구가 감소하는 것과는 달리 학교 밖 청소년은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시 조사를 보면, 2020년 서울지역 학업중단 학생은 1만1886명이다. 2018년 1만1546명, 2019년 1만1837명보다 늘어났다. 이들의 학업중단 이유는 검정고시나 대안교육기관을 통해 학업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학업형’이 60.6%로 가장 많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지난 3월 대안교육기관에 입학한 유지민양(16)은 “학교 밖 청소년 중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도 많아 학업지원금이 없으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평생교육국 관계자는 “학업지원금 외에 학교 밖 청소년 지원금(인턴십 활동비·대안교육기관 장학금)은 항상 남아 전체 예산을 8억1000만원에서 6억5000만원으로 줄이는 과정에서 학업지원금 규모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다른 예산이 남는다면 용도를 바꿔 (학업지원금으로) 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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