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욕하고, 때리고…서울 지하철 취객 민원 하루 80건 넘어

김보미 기자

지하철 내 폭언·폭행 72.7%가 음주 탓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직원들이 서울 지하철 한 역사 안에서 음주 사고 위험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교통공사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직원들이 서울 지하철 한 역사 안에서 음주 사고 위험을 알리는 캠페인을 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제공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지하철 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 환승 통로 에스컬레이터에서 술에 취한 50대 승객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뒤로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뒤에 서 있던 80대 여성 2명을 덮쳤고 다친 1명이 119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같은 달 28일 오후에는 5호선 열차 내에서 취한 승객이 소란을 피운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직원이 행당역에서 전동차에 탑승해 신금호역까지 가는 동안 하차를 요구했으나 우산과 가방으로 직원과 다른 승객을 폭행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체포했다.

봄철 야외 활동이 증가하면서 음주가 원인인 지하철 안전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12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월 공사 고객센터에 접수된 취객 관련 민원 문자는 총 2545건으로 하루 평균 82건이 넘는다. 지난해 1~3월 2469건보다 소폭 늘었다.

음주 승객은 계단 등에서 손잡이를 제대로 잡지 않고 있다가 넘어져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승객까지 다치게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또 음주자를 통제하려는 역사 직원·승객의 폭언·폭행 피해도 매년 끊이지 않는다. 2021년 1월~2024년 2월 공사 직원이 취객에게 폭언·폭행을 당한 사건은 총 527건이다. 특히 올해 1~2월 발생한 지하철 내 폭언·폭행 피해 사례 중 음주로 인한 비율이 72.7%였다.

취한 승객이 화재 수신기를 잘못 눌러 화재경보로 승객들이 혼란을 겪거나 다툼 과정에서 소화기를 분사하고 기물을 파손하는 일도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점검하고 있는 작업자를 방해하기도 한다.

이 같은 취객은 돌발적인 행동 우려가 크고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렵지만 지하철 직원들은 사법권이 없어 달리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출동한 경찰이나 119에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달 11일 오전 청량리역에서는 승강장에서 하모니카를 불고 있는 만취한 50대 남성을 직원이 제지하자 폭언과 함께 소란을 벌였고, 출동한 경찰에게 폭언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에 공사 측은 나들이 승객이 증가하는 4~6월 사고가 많은 34개역에서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안전 캠페인을 할 계획이다. 지하철 음주 사고로 인한 2차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에스컬레이터 이용에 음주가 사고 개연성을 높이는 위험을 알리고, 승객과 직원이 서로 존중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것이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인 지하철은 술에 취한 승객 한 명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다수가 크게 다칠 수 있다”며 “지하철 이용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원들을 배려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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