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시작됐는데…서울 반지하 23만가구 중 2%만 ‘탈반지하’

윤승민 기자

임대주택·전세자금 대출 등 혜택 받은 곳 ‘최대 4982가구’

서울시가 조사한 ‘침수방지시설 필요’ 가구의 17% 해당

이연희 민주당 의원 “적극 행정 펼쳐 피해 반복 막아야”

<b>잠기면 안 될 텐데…</b>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2일 서울 동작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주민이 수해예방용 물막이판 사이로 차오른 빗물을 빼내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잠기면 안 될 텐데… 전국적으로 장맛비가 내린 2일 서울 동작구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주민이 수해예방용 물막이판 사이로 차오른 빗물을 빼내고 있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서울지역 20만가구가 넘는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 중 정부와 서울시가 제공하는 주거 이동, 주거비 지원을 받은 가구는 약 2%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등에서 받은 자료를 한국도시연구소가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우선 2022~2023년 ‘주거 사다리 지원사업’에 따라 반지하 주택에 살다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제공하는 임대주택으로 이주한 가구는 3290가구였다.

국토부가 지난해 도입한 보증금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인 ‘비정상거처 이주지원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가구는 906가구, 서울시가 반지하 거주 가구의 지상층 이주 시 월 20만원을 최장 72개월간 지원하는 서울형 주택바우처를 받은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786가구였다. 한 가구가 중복 혜택을 받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정책 혜택을 받은 가구는 최대 4982가구다.

서울시가 2022~2023년 조사한 반지하 가구 수는 23만7619가구다. 서울시가 2022년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주택 침수 등을 일으킨 극한호우 이후 ‘반지하 주택 축소’에 나섰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이주 관련 지원을 받은 가구는 2.1%에 불과한 것이다. 서울시가 반지하 가구 중 ‘침수방지시설 필요 가구’로 판단한 2만8439가구로 기준을 바꿔도 지원 가구 비중은 17.5%에 그친다.

서울시에 따르면 극한호우 이후인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지상층으로 이주한 반지하 가구는 2250가구다. 극한호우 이전 기간, 지난해 여름 이후 기간을 합해도 반지하 가구의 지상층 이동 실적은 크게 늘지 않은 것이다.

반지하 가구가 2022~2023년 LH·SH를 통해 옮긴 임대주택 중 85.4%인 2810가구는 전세임대주택이었다. 전세임대주택은 세입자가 찾은 집을 LH·SH가 세입자 대신 전세계약을 맺어 거주하게 하는 주택인데, 수도권에 적용되는 보증금은 최고 1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홍정훈 도시연구소 연구원은 “서울은 임대료가 높기 때문에 현재 전세임대 지원한도 내에서 적절한 품질을 갖춘 주택으로 이주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주거용 반지하 공간을 없애겠다며 시작한 매입 사업 실적 또한 지지부진하다. 서준오 민주당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서울시와 SH가 2022년부터 올해 4월까지 매입한 반지하 가구는 494가구로 나타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거 상향, 물막이판 설치, 주거용 반지하 매입 등 반지하 가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업별로 겪는 상황이 달라 사업이 지체되는 요인을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반지하 주거 대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연희 의원은 “2022년 서울 반지하 주택 수해 참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서울시의 주거지원 실적은 미흡하다”며 “장마철에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반지하 주택 안전 확보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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