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올해 들어 처음으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발견됐다. 서울지역에서는 지난달 사상 첫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질병 매개 모기의 잇따른 채집으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달 26일(30주차) 숲모기 조사에서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서울에서 처음 채집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모기에서 일본뇌염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일본뇌염은 대부분 발열·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뇌염으로 진행되면 고열·발작 등 심각한 증상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원 관계자는 “시민 이동이 많은 공원·산책로 등 숲모기 조사 결과를 채집지역에 공유해 방제를 요청했고, 주거지역 감시 강화를 위해 서울시에도 검사 결과를 공유했다”며 “전국 휴가지 등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발열·두통 등의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발견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7월 개체 수가 증가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 8~9월 가장 많이 발견된다. 2022~2023년은 남부지방 중심으로 비가 잦고 기온이 높아지는 7월 초 발생해 8~9월 최고치로 올라간 밀도가 유지됐다가 10월 상순 이후 거의 채집되지 않았다.
흡혈 활동은 일몰 후 어두워지는 오후 8~10시에 활발해지고 날이 밝아오는 일출 전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지난달 25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하고, 예방접종 대상자는 접종 일자에 맞춰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했다.
지난달 서울 양천·강서구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군집사례가 발생해 사상 처음으로 서울지역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서울은 올해 처음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달 20일 기준 307명으로 서울지역 환자는 58명(19%)이다.
말라리아는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보건소에서 혈액을 이용한 신속진단검사를 받아 감염 여부를 30분 내 확인할 수 있다. 초기 두통·식욕부진, 오한·고열이 나타난다. 한국에서 잦은 삼일열말라리아는 48시간 주기로 오한·발열·발한 등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
박주성 보건환경연구원장은 “서울에서도 일본뇌염 매개 모기가 채집됨에 따라 연구원은 모기 조사를 강화해 감염병 예방에 힘쓸 것”이라며 “야외에서 활동할 때는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집안 방충망 등을 정비해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