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서 먹던 바나나·망고 국내 재배로 억대 수익…‘아열대과일’ 전남 소득 작물 됐다

강현석 기자
전남 해남군 북평면 신용균씨의 비닐하우스에서는 4m 높이의 바나나 470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 북평면 신용균씨의 비닐하우스에서는 4m 높이의 바나나 470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 북평면 신용균씨(75)의 비닐하우스에서는 4m 높이의 바나나 470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다. 농장에서는 지난 5일부터 본격적으로 바나나 수확이 시작됐다. 신씨의 농장에서 수확된 바나나는 수입 바나나에 비교해 품질이 뛰어나다.

대표적인 후숙 과일인 바나나는 수확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 맛과 향이 더 좋아진다. 하지만 수입 바나나는 고온이나 농약으로 살균 처리를 하는 검역과정을 거쳐야 한다. 유통 과정 등을 감안하면 수입 바나나가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두 달 정도 걸린다.

하지만 해남에서 수확한 신씨의 바나나는 1주일 정도면 소비자가 구입해 먹을 수 있다. 유통 과정이 간편한 만큼 나무에서 충분히 숙성시켜 수확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나다. 수입 바나나는 구입 후 며칠 만 지나도 과육이 물러지지만 해남 바나나는 한 달 정도까지도 보관할 수 있다.

해남군 농업기술센터는 8일 신씨 등 2개 농가가 재배중인 6000㎡ 바나나 농장에서 올해 36t의 바나나를 수확해 3억2000만원 정도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해남 바나나는 1㎏에 2000원∼4000원 정도인 수입 바나나에 비해 두 배 정도 비싼 값에 팔린다. 친환경 무농약으로 재배해 학교 급식 등으로도 공급되고 있다.

전남에서 바나나 재배를 시작한 농가가 본격적으로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신씨는 “해남의 기후가 다른 지역보다 따뜻해 농장 운영비기 크게 들지 않아 바나나 농사에 도전했다”면서 “학교급식과 백화점 등 다양한 곳으로 바나나를 출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남 해남군 북평면 비닐하우스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는 신씨가 잘 자란 바나나 열매를 살펴보고 있다. 해남군 제공.

전남 해남군 북평면 비닐하우스에서 바나나를 재배하고 있는 신씨가 잘 자란 바나나 열매를 살펴보고 있다. 해남군 제공.

국내에서 재배하고 있는 아열대과일이 ‘시험 재배’를 넘어 농가에 수익을 내는 작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하고 겨울철 최저기온이 영하로 잘 내려가지 않는 전남 지역에서는 시설하우스에서 아열대과일을 재배해 높은 소득을 올리는 농가나 영농법인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남 영암의 한 농장에서는 대표적인 아열대과일 중 하나인 망고를 대량 재배하고 있다. 이 농장에서 수확한 망고는 6개들이 1상자가 13만원에 팔릴 정도로 ‘고가 농산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은 망고 재배 농가들이 990㎡ 당 평균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 망고 역시 검역 과정에서 훈증 처리를 거치기 때문에 향과 맛이 떨어진다. 국내에서 재배된 망고는 잘 익은 상태로 유통돼 품질이 훨씬 뛰어나다. 전남에서는 파파야와 올리브, 구아바, 커피 등도 재배돼 시장에 출하되고 있다. 파인애플도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농가 보급을 위해 시험재배를 하고 있다.

전남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농가의 새로운 소득 분야로 아열대 작물 재배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농가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면서 “새로운 작물에 대한 농가들의 재배 기술이 좋아져 상품성만 유지할 수 있다면 고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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