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가을도 놀란 64년 만의 시월 한파…한 번 더 온다

고희진 기자

18일 낮부터 누그러졌다 19일 전국에 비 온 뒤 다시 추워질 듯

기습적인 10월 한파에 17일 서울 아침 기온이 6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예년보다 보름 정도 일찍 첫얼음이 얼었다. 이번 추위는 18일 낮부터 누그러지겠지만 주 중반에 또 한 차례 추위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올 겨울 서울 첫 얼음 관측 모습. 기상청 제공

올 겨울 서울 첫 얼음 관측 모습. 기상청 제공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서울에서는 아침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내려가면서 첫얼음이 관측됐다. ‘얼음’은 기상관측장비 내 금속용기에 담긴 물이 얼었을 때를 말한다. 이번 서울 첫얼음은 지난해보다는 일주일, 평년보다는 17일 빠르다.

강원 북춘천과 경북 안동에서도 지난해보다 약 일주일 빨리 첫얼음이 얼었다.

갑작스러운 한파에 서울의 아침 기온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날 서울 최저기온은 1.3도로 1957년 10월18일(영하 1.6도) 이후 64년 만에 10월 중순 기온으로는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해 대관령(영하 5.0도)과 철원(영하 2.6도), 파주(영하 2.0도), 춘천(영하 1.2도), 동두천(영하 0.9도) 등도 이른 오전까지 영하였다.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에서 관측된 상고대의 모습. 기상청 제공

한라산 윗세오름 부근에서 관측된 상고대의 모습. 기상청 제공

제주 한라산에서는 상고대와 함께 첫서리도 관측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날 오전 한라산 정상 부근 기온이 영하 4도에서 영상 2도 내외의 분포를 보이면서 올가을 들어 처음 상고대와 함께 서리도 관측됐다고 밝혔다.

상고대란 나뭇가지 등에 밤새 내린 서리가 하얗게 얼어붙어 마치 눈꽃처럼 피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이처럼 한 계절을 건너뛰고 여름에서 겨울로 바로 넘어간 이유는 태풍 ‘곤파스’ 때문에 초가을까지 한반도 상공에서 세력을 유지하던 아열대고기압이 축소되고, 북쪽에서 다가온 찬 대륙고기압에 의해 물러났기 때문이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해 베트남을 향해 가던 태풍 곤파스는 고온 다습한 아열대고기압 세력을 한반도까지 밀어올렸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서 아열대고기압은 10월 초순까지 강한 세력을 유지해왔고, 지난주까지 초가을임에도 늦여름 같은 날씨를 보였다.

지난 14일 곤파스가 소멸된 후 아열대고기압 세력이 약화됐고, 이 시점에 시베리아 대륙에서 발달한 찬 공기가 남하하자 갑작스러운 한파가 시작된 것이다.

전국에 발효됐던 한파특보는 이날 오전 10시 전부 해제됐다. 추위는 월요일인 18일까지 계속되다 낮부터 차츰 풀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요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고, 비가 그친 뒤 다시 기온이 떨어지면서 추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분간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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