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성인 발달장애인 낮에도 돌본다…광주시 ‘낮 활동 지원’ 도입

강현석 기자
지난 30일 광주 광산구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최중증발달장애인 낮활동 사업 지원기관 현판식’에서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지난 30일 광주 광산구 장애인복지관에서 열린 ‘최중증발달장애인 낮활동 사업 지원기관 현판식’에서 참석자들이 현판을 제막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자폐성 장애가 있는 A씨(22)는 장애인 학교를 졸업한 이후 주로 집에서만 지냈다. 학교 졸업 직후에는 A씨도 다른 장애들처럼 민간이 운영하는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A씨는 센터에서 집착과 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 등 ‘도전적 행동’을 보였다.

센터는 결국 “A씨를 돌보기 어렵다”며 퇴소를 요청했다. 이후 도전적인 성향을 보이는 A씨를 돌보는 것은 오로지 가족의 몫이었다. 수년간 세상과 단절됐던 A씨는 1일 다시 집 밖으로 나왔다. 광주시가 지원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낮 활동 지원 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A씨처럼 갈 곳이 없는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낮 시간 동안 돌봐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는 광산구장애인복지관과 남구장애인복지관을 ‘최중증 발달장애인 낮 활동 지원기관’으로 선정하고 이날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특수교사와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발달장애인을 1대1로 돌보는 이들 시설은 그룹활동실과 개인활동실, 심리안정실을 갖췄다. 개인별 특성에 맞는 선택활동과 감정표현기술 훈련, 행동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중에는 주변에 도전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몸집이 커진 이들을 돌보는 게 쉽지 않아 주간보호센터 등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아 가족들의 고통이 컸다. 광주시는 이런 장애인이 220여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광주시에 6개월 이상 거주했으며 도전적 행동으로 다른 시설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심의위원회를 통해 낮 돌봄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부터 A씨를 비롯해 3명이 이용을 시작했고 8명까지 이용 할 수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24시간 돌봐주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시는 현재 5명이 이용하고 있는 이 서비스를 내년에는 2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는 이같은 정책이 가족들의 과중한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낮 활동 지원과 융합돌봄을 확대해 선도적으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장애인과 가족이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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