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성 장애가 있는 A씨(22)는 장애인 학교를 졸업한 이후 주로 집에서만 지냈다. 학교 졸업 직후에는 A씨도 다른 장애들처럼 민간이 운영하는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했다. 하지만 A씨는 센터에서 집착과 자해, 다른 사람에 대한 공격 등 ‘도전적 행동’을 보였다.
센터는 결국 “A씨를 돌보기 어렵다”며 퇴소를 요청했다. 이후 도전적인 성향을 보이는 A씨를 돌보는 것은 오로지 가족의 몫이었다. 수년간 세상과 단절됐던 A씨는 1일 다시 집 밖으로 나왔다. 광주시가 지원하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낮 활동 지원 대상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A씨처럼 갈 곳이 없는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낮 시간 동안 돌봐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는 광산구장애인복지관과 남구장애인복지관을 ‘최중증 발달장애인 낮 활동 지원기관’으로 선정하고 이날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특수교사와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전문가들이 발달장애인을 1대1로 돌보는 이들 시설은 그룹활동실과 개인활동실, 심리안정실을 갖췄다. 개인별 특성에 맞는 선택활동과 감정표현기술 훈련, 행동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제공된다.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 중에는 주변에 도전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몸집이 커진 이들을 돌보는 게 쉽지 않아 주간보호센터 등에서도 받아주지 않는 경우도 많아 가족들의 고통이 컸다. 광주시는 이런 장애인이 220여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광주시에 6개월 이상 거주했으며 도전적 행동으로 다른 시설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심의위원회를 통해 낮 돌봄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부터 A씨를 비롯해 3명이 이용을 시작했고 8명까지 이용 할 수 있다.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성인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24시간 돌봐주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시는 현재 5명이 이용하고 있는 이 서비스를 내년에는 2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는 이같은 정책이 가족들의 과중한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낮 활동 지원과 융합돌봄을 확대해 선도적으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통합돌봄체계를 구축하겠다”며 “장애인과 가족이 사회에서 소외되거나 차별받지 않고 평범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공동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