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바람’ 불자 농약 사용량도 역대급

최인진 기자

2020년, 1년 만에 16t 급증

맹독성 ‘클로로탈로닐’ 최다

국내 제재·사용량 기준 전무

‘골프붐’을 타고 전국 골프장 농약 사용량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경부에서 받은 ‘골프장 농약 사용 실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전국 541개 골프장에서 사용된 농약은 202.1t이라고 20일 밝혔다.

2020년 농약 사용량은 2019년 186.1t보다 16t(8.6%)가량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판되는 용기에 표기되는 용량인 실물량(순수 농약+기타 첨가물)으로 환산하면 685t에 달한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골프붐이 일면서 골프 인구 급증과 시설 이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농약 사용량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전국 골프장은 2011년 421곳에서 2020년 541곳으로 28.5% 늘었다.

골프장에서 사용된 농약은 모두 286개 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클로로탈로닐’이 13.7t으로 가장 많이 사용됐다. 이어 ‘티오파네이트메틸’(13.2t), ‘이프로디온’(11.3t), ‘페니트로티온’(10.8t) 등의 순이다.

가장 많이 사용된 클로로탈로닐의 경우 DDT(살충제)와 같은 유기염소제 계열에 속하는 맹독성 살균제로, 어류의 DNA 손상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2019년부터 유럽연합(EU)과 스위스는 전격적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프로디온도 유럽연합에서 사용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를 제재하는 규정이나 사용량에 대한 기준은 전무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4월을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된 고독성 농약은 모두 99개이지만 이 중 잔디에 사용하는 것을 금하고 있는 농약은 없다.

관련 부처 간 ‘칸막이 현상’으로 인해 대책 마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프장 맹독성 잔류 농약을 검사하는 주무 부처는 환경부인 데 비해 금지 농약 기준 관리는 농촌진흥청이 담당하고 있어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다.

김영진 의원은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기상이변이 속출하면서 농약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라며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야기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와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 골프장 농약 사용 실태는 오는 12월 공개될 예정이다. 환경부는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농약 사용을 검증한 후 매년 말쯤 사용량을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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