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강원, 인천 등 접경 지역과 경남·전북에서도
경기지역 심야 재난 문자에 ‘Air raid’(공습) 논란
북한 대남 전단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다는 주민 신고가 전국에서 잇따라 접수되고 있다. 군 당국은 전국적으로 29일 오전까지 150여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날 관계 당국에 따르면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밤 북한의 전단 살포용 풍선 추정 물체가 전방지역에서 관측됐다고 밝힌 데 이어 경기도와 강원·인천 강화 등 접경 지역과 경남·북도, 전북 등 전국에서 물체를 발견했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접경지에서 직선거리로 250~300㎞ 떨어진 경북 영천시 대전동 한 포도밭과 경남 거창군 위천면 한 논에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 추정 물체가 떨어져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전북 무주군 무주읍의 한 전봇대 전선에서도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걸려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기지역은 밤사이 경기남부·북부경찰청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접수된 신고 전 화가 총 270여건에 이른다. 이날 파주시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인근을 비롯해 성남시 수정구의 아파트, 평택시 사후동 저수지 나무 위 등 경기 북부와 남부에서 발견 신고가 잇따랐다.
김포시에서도 대남 풍선이 서울과 일산 방향으로 날아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인천 강화군 교동면 동산리에서도 대남 전단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발견됐다. 강원도에선 화천과 양구, 철원 등에서 풍선 잔해가 확인됐다.
전날인 28일 오후 10시 17분쯤 동두천시에 있는 한 식당 건물에서 풍선 잔해가 발견됐다. 떨어진 풍선에는 공통으로 대변 거름 등 오물, 건전지와 신발 조각 등 쓰레기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잔해에서 대남 전단(삐라)이 포함돼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오전 기준 북한에서 보낸 것으로 추정하는 풍선 150여 개를 발견했다.
합참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북한의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라며 “미상 물체 식별 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군은 화생방신속대응팀(CRRT)과 폭발물처리반(EOD)을 출동 시켜 땅에 떨어진 풍선 등을 수거하고 있으며, 관련 기관에서 정밀 분석도 진행 중이다.
경기도 일부 지역에는 28일 밤 11시 34분 경보음과 함께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문자가 발송됐다.
해당 문자가 발송된 지역은 의정부시, 동두천시, 파주시, 고양시, 양주시, 포천시, 수원시, 평택시, 오산시, 용인시, 안성시 등으로 알려졌다. 통상 위급 재난 문자는 민방공 등 국가적인 위급 상황 시 발송한다.
‘공습 예비 경고’라는 이 위급 재난문자 이후 경찰과 소방당국에는 “미상물체가 무엇이냐” “대피해야 하는 것이냐”는 등의 문의가 계속됐다.
일부 네티즌은 온라인상에“‘Air raid’(공습)라는 표현에 잠을 못 잤다” “내용이 혼란스러우니 시민들이 더 알기 쉬운 문장을 고민해보는 게 좋을 듯”, “이게 재난 문자를 보낼 일이 맞느냐”라며 문자 내용과 발송 방식 등에 대해 불만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대남 전단에 생화학 물질이 들어있었을 수도 있으니 (재난 문자를 보낸) 대처는 잘했다고 본다”, “이런 사안은 민감하게 대처하는 게 좋을 듯” 등 옹호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 지역과 종심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은 2016년에도 풍선에 오물을 실어 날려 보낸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