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청년당 당명으로 6·4 지방선거 출마 가능
국회의원 선거에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정당득표율도 2%에 미치지 못한 정당은 등록을 취소하고 당명도 일정 기간 쓸 수 없도록 한 현행 정당법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지난 총선 이후 등록취소 조치를 당했던 녹색당 등 소수정당은 오는 6월4일 전국동시지방선거부터 원래 당명으로 출마할 수 있게 됐다.
헌재는 28일 녹색당, 진보신당, 청년당 등이 제기한 위헌확인 소송에서 정당법 제41조 제4항과 제44조 제1항 제3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녹색당 등은 2012년 19대 총선에 참여했으나 당선자를 내지 못하고 정당득표에서도 유효투표총수의 100분의 2 이상을 득표하지 못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정당법에 따라 녹색당 등의 등록을 취소했다. 정당법은 등록이 취소된 정당의 당명도 다음 선거일까지 사용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녹색당은 ‘녹색당 더하기’로, 진보신당은 ‘노동당’으로 당명을 바꿔야 했다. 녹색당 등은 등록취소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관련 정당법 조항에 대해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제기했고, 재판부도 위헌성을 인정해 2012년 11월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녹색당 관계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총선 득표 2% 미만인 소수정당 등록 취소 위헌제청 사건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을 환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헌재는 한 번의 선거에서 적은 지지를 얻었다는 이유로 정당을 소멸시키는 것은 다양한 정당의 발전 가능성을 차단하고 소수정당을 핍박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인정했다.
헌재는 “정당 설립의 자유를 법률로 제한하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에서 정당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며 “정당 등록의 취소는 정당의 존속 자체를 박탈함으로써 모든 형태의 정당활동을 불가능하게 하므로 엄격한 기준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정당 등록 취소조항은 단 한 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진한 결과를 얻었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정당 등록을 취소하는데 어느 정당이 대통령 선거나 지방자치 선거에서 아무리 좋은 성과를 올리더라도 국회의원 선거에서 일정 수준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할 경우 정당 등록이 취소될 수밖에 없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신생·군소 정당의 경우 등록 취소에 대한 우려로 국회의원 선거 참여 자체를 포기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와 정책을 효과적으로 알릴 기회를 상실하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헌재는 이어 “이 조항은 신생·군소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획득해 보다 굳건한 정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소수의견의 정치적 결집을 봉쇄하고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 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헌법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결사의 자유’인데 ‘국회의원 선거 2% 득표’라는 정당 유지 조건은 사회적 약자들의 결사를 막는 높은 벽이었다”며 “억압돼왔던 참여민주주의의 가치를 헌재가 이번 결정으로 해소해준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정대화 상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 정치 구도상 소수정당의 제도권 진입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소수의 정치적 권리를 폭넓게 인정한 이번 헌재 결정이 소수자를 대변하는 정당의 등장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