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라 중독’ 50대 재력가 하룻밤에 60억 털린 사연

홍재원 기자

브로커 “몸만 가자” 꾀어 캄보디아서 무담보 대출

상장업체의 최대주주인 오모씨(56)는 도박꾼이다. 2011년에는 상습도박으로 처벌도 받았다. 오씨가 도박에 빠져 있다는 소문은 브로커들 사이에도 퍼져 있었다.

문모씨(54) 등 브로커 일당은 2014년 오씨에게 접근해 캄보디아 카지노로 가는 교통편과 환전 등 모든 편의를 제공해주겠다고 했다. 브로커들은 캄보디아의 한 카지노와 제휴해 오씨와 같은 도박꾼을 겨냥한 정킷방(VIP용 카지노룸)을 차려놓은 상태였다. 이들은 오씨의 재산내역을 사전에 조사해 도박 빚을 갚을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오씨에게 담보도 없이 한판에 20억~30억원어치의 칩을 빌려줬다. 오씨는 2014년 6월 하룻밤에 400만달러(약 40억원) 칩을 받아 ‘바카라’ 게임을 하면서 한판에 7만달러(약 7000만원)까지 걸었고 하룻밤 새 모두 잃었다.

하지만 오씨는 이를 만회하겠다며 다음날 아침에도 200만달러(약 20억원)를 더 빌렸지만 허사였다. 결국 1박2일 만에 60억원을 날린 셈이다. 이 과정에서 카지노와 브로커들은 억대의 판돈 수수료 등을 챙겼다. 이들은 오씨를 상대로 조직폭력배식의 집요한 빚독촉을 했다. “상장사 대표가 왜 돈을 갚지 않느냐. 나이 먹고 할 짓이냐”고 위협했고, “당장 언론에 원정도박 사실을 알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오씨는 지난해 1월 필리핀의 다른 카지노 VIP룸을 찾아, 한판에 최대 120만페소(약 3000만원)짜리 바카라로 모두 4000만페소(약 10억원)가량의 도박 빚을 지고 말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강병훈 부장판사는 오씨에게 상습도박 등의 혐의로 징역 1년6월을, 브로커 문씨에게 도박장 개설 등의 혐의로 징역 1년8월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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