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청’ 명목으로 ‘편법적 SNS 압수수색’…수사관행에 제동

박용하 기자

대법 “수사기관, 카카오톡 감청 위법” 판결 의미

수신 완료 대화내용 정기적 추출, 감청으로 볼 수 없어

‘편법 대안’ 제공 카카오 문제…검찰은 “새 방식 논의”

‘감청’ 명목으로 ‘편법적 SNS 압수수색’…수사관행에 제동

대법원이 13일 ‘카카오톡 감청’이란 명목으로 범죄 혐의자의 대화내용을 정기적으로 제공받는 수사 방식에 대해 위법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카카오톡 대화내용에 대한 압수수색은 앞으로도 가능하겠지만, ‘감청’이란 명목으로 이뤄지는 편법적인 관행에는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관련된 수사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대법원이 판결에서 지적한 것은 검찰이 감청 영장을 한 번 받아둔 뒤 카카오 측의 협조를 받아 손쉽게 대화내용을 확보한 수사 방식이다. 대법원은 “카카오는 허가기간 동안 이미 수신이 완료돼 저장돼 있던 카카오톡 대화내용을 3~7일마다 정기적으로 서버에서 추출하여 수사기관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신제한조치를 집행했다”며 “이 같은 집행은 동시성 또는 현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법이 정한 감청이라고 볼 수 없어 위법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감청의 능력이 없음에도 편법적 대안을 제공한 카카오의 행태도 문제라고 했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통신기관 등에 감청 집행을 위탁하는 경우 그 집행에 필요한 설비를 제공해야 하고, 통신기관 역시 집행에 필요한 설비가 없을 때에는 수사기관에 설비의 제공을 요청해야 한다”며 “이 같은 요청도 없고 영장에 기재된 사항도 준수하지 않은 채 통신제한조치를 집행했다면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수사기관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기관은 그간 카카오에 ‘통신제한조치허가서’(감청영장) 사본을 주고, 범죄 혐의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감청’ 방식으로 수집해 줄 것을 위탁했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카카오는 대상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실시간 감청할 수 있는 설비를 따로 보유하지 않았다. 원칙대로라면 ‘불가능하다’며 영장 집행을 거절할 수 있겠지만 카카오는 수사를 위해 다른 방법을 제공했다. 이미 쌓인 대화내용을 주기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카카오는 모든 가입자들의 대화내용 전부를 전자정보의 형태로 서버에 저장했으며 얼마 전까지는 3~7일간 보존한 뒤 삭제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을 때는 영장에 기재된 기간 동안 3~7일마다 정기적으로 대상자의 대화내용을 추출해 제공했다. 이 같은 감청영장 집행은 ‘감청’이란 본래 방식과는 거리가 있어 수사기관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수사당국과 카카오 측이 공생적 편의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번 판결에 따라 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수사는 전환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은 필요할 때마다 거듭해서 ‘압수수색’ 형식으로 받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카카오가 현재는 대화내용을 2~3일치만 보관해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는 카카오에 ‘모아서’ 건네지 말고 번거롭지만 실시간으로 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 같다”며 “다만 아직 어떻게 해야 하겠다는 확정이 있는 것은 아니고 전체적인 논의를 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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