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성당 살인사건 중국인 징역25년형…선고받자 ‘실신’

박미라 기자

지난해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제주시의 한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중국인이 1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재판장 허일승 부장판사)는 16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중국인 천궈루이씨(51)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사고와 경위로 피해자의 고귀한 생명을 빼앗았다. 재판과정에서도 반성과 후회, 사과를 하지 않는 등 죄질이 좋지 못하다”며 “범행에 앞서 이틀간 집요하게 사전답사까지 하며 계획적이고 치밀한 면모를 보였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망상장애 등 정신병적 증상으로 말미암은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말했다.

천씨는 지난해 9월 17일 오전 8시 45분쯤 제주시 모 성당에서 기도 중인 김모씨(61·여)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사고 다음 날 오전 병원 치료 중 과다출혈로 숨졌다.

천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처음 경찰 조사에서는 “이혼한 두명의 전처가 떠올라 화가 나 범행했다”, “누군가 내 머리에 칩을 심었다”고 진술했다가 검찰조사에서는 “타국의 감옥에 수감돼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으려고 범행을 저질렀다”, “자신이 신인데 2030년에 인류가 멸망할 것으로 보았고 이에 감옥에서 어떤 문을 만들어 사람들을 데리고 지구를 탈출하기 위해 범행했다”며 일관성이 없고 비합리적인 진술을 했다.

검찰은 천씨가 5~6년전부터 망상장애 등의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2010년쯤 중국정부가 자신의 머릿속에 칩을 심어놓고 자신을 조종하고 신체적으로 고통을 주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천씨는 또 두번의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생계유지에도 어려움을 느끼던 중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씨는 처음에 일본으로 가 범행할 것을 계획했지만 비자발급이 여의치 않자 무비자 제도를 운영해 입국이 쉬운 제주를 선택한 것이다.

천씨는 지난해 9월13일 무비자 제도를 이용해 관광객으로 제주에 입국한 뒤 3일째인 15일에 숙소 근처에서 흉기를 샀다.

천씨는 그날 오후부터 거리에 혼자 다니는 여성 등을 상대로 대상을 물색했지만 찾지 못하자 다음날인 16일 예수님이나 하나님이 자신을 용서해 줄 것 같다는 이유로 교회나 성당을 하고 중심으로 범행 장소를 찾았다.

천씨는 교회에 이어 결국 성당을 범행 장소로 선택했고 2차례 방문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씨는 9월 17일 사건 발생 7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앞서 지난 9일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천씨가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 사망 이후에도 여전히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장에서 천씨는 실형을 선고받자 갑자기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키며 쓰러졌고 7~8명의 직원이 투입돼 천씨를 들어올려 법정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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