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90일, 그 시작과 끝

박홍두·주영재 기자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가 28일 활동을 종료했습니다. 누구의 외압도 받지 않는 독립적인 수사기관으로서 90일 간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 11월30일 임명된 뒤 12월21일 출범해 공식수사를 벌여왔죠. 짧은 기간이지만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청와대와의 압수수색 공방전부터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조율 협상전 등까지 난관에 난관을 헤쳐왔습니다.

아직도 채 풀지 못해 엉켜 있는 실타래가 많습니다. 한 차례 연장(30일)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거부하면서 그 실타래를 풀 기회도 이제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특검법에 명시된 15가지의 수사대상 중 일부는 ‘미완’으로 남을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시민 격려와 응원을 받은 아주 오랜 만의 특검입니다. 짧았으나 ‘불 같았던’ 특검의 90일을 하나하나 되짚어 봤습니다.

■2016년 11월30일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 대통령을 수사할 특별검사로 임명되다

“어제 잠 좀 설쳤다”. 박영수 특검은 첫 소감을 이렇게 밝혔습니다. 대통령을 수사할 칼을 쥔 그에겐 그만큼 부담감이 컸다고 합니다. 박 특검은 임명되자마자 곧바로 ‘강호의 인재들’을 끌어모읍니다. 그 중에서도 특수수사 경험이 풍부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합류시켰습니다. ‘삼고초려’까지 했다고 합니다. 윤 검사는 현 정부 초반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사건 수사를 강행하다 좌천당한 ‘강골 검사’였죠. 윤 검사의 합류는 특검이 사실상 뇌물 수사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특검 임명장 ‘대통령 대신 총리’가 수여 = 황교안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해 12월1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인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에게 대통령을 대신해 임명장을 수여한 후 악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특검 임명장 ‘대통령 대신 총리’가 수여 = 황교안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해 12월1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인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에게 대통령을 대신해 임명장을 수여한 후 악수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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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5일 수사 베테랑급 특검보들이 모이다

박충근 변호사(60·사법연수원 17기), 이용복 변호사(55·18기), 양재식 변호사(51·21기), 이규철 변호사(52·22기)가 특검보에 임명됩니다. 이들 중 2명은 과거 특검 경험이 있는 변호사들이었습니다. 특검 파견 검사 10명도 검찰 내에서 기업·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전문인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들로 채워졌습니다. 박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적용하는 데 무게를 둔 선발 진용이 완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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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6일 박 대통령, 세월호 침몰할 때 머리손질 받던 사실이 드러나

특검이 시작된 뒤 충격적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방문을 앞두고 전용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머리를 손질한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청와대는 “20분간 머리 손질을 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참사 당일 대통령 관저에 외부인 출입이 없었다는 청와대의 기존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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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국회 본회의서 가결

국회의원 300명 중 234명의 찬성이 나왔습니다. 새누리당 내에서까지 탄핵 찬성표가 나온 결과입니다. 역사상 두번째로 탄핵을 맞게 된 대통령이 된 박 대통령은 이 때까지만 해도 “특검 수사에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시민이 이겼다” 지난해 12월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기다리던 시민 1만여명이 가결 소식을 전해 듣고 환호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시민이 이겼다” 지난해 12월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기다리던 시민 1만여명이 가결 소식을 전해 듣고 환호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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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12일 검찰, “박근혜는 최순실과 ‘공범’”…박 대통령 “피눈물 난다는 말 알 것 같아”

특검에 앞서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수사를 해 오던 검찰이 특검에 바통을 넘기면서 최순실씨 등에 대해 기소를 했습니다. 최씨 등 11명의 기소자들의 공소장엔 ‘대통령 박근혜’라는 이름이 선명히 박혀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옆엔 ‘공범’으로 명시돼 있었습니다. 박 대통령은 “피눈물이 난다는 말을 알 것 같다”면서 억울함을 나타냈습니다.

[정리뉴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검 90일, 그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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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1일 현판식 날에 10여곳 대단위 첫 압수수색

초반부터 특검은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특검은 특검 현판을 거는 날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일단은 삼성과 최순실씨 딸 정유라를 향해 칼을 겨눴습니다.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으로부터 ‘찬성’ 청탁을 받았고, 이후 이 부회장이 최씨가 주도한 미르·K재단에 수백억원을 출연한 것이 ‘뇌물죄’로 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삼성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겐 고급 말까지 사준 게 드러났죠. 특검은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씨에 대해선 ‘강제소환’ 카드를 빼들었습니다. 정씨를 통해 최씨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었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12월2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들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준헌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팀이 지난해 12월21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들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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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22일 정유라는 도대체 어디에?…지명수배 내린 특검

‘도대체 정유라는 어디 있을까?’. 독일에 체류 중인 것으로만 알려져 있던 정씨에 대해 특검이 지명수배까지 내렸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향신문은 직접 독일 현지 추적 취재를 통해 프랑크푸르트에서 정씨의 행방을 찾아냈습니다. 취재결과 정씨는 유명 패션브랜드 상점과 주요 은행이 밀집한 곳에서 최씨 모녀를 돕고 있는 윤영식씨(데이비드 윤·48) 형제와 함께 있었음이 포착됐습니다.

정유라의 뒷모습 = 지난해 12월1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로 보이는 여성(원 안)이 탑승한 차량이 현지 교민에 의해 촬영됐다. 독일 교민 제공

정유라의 뒷모습 = 지난해 12월15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심에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로 보이는 여성(원 안)이 탑승한 차량이 현지 교민에 의해 촬영됐다. 독일 교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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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1일 특검 구속 1호는 삼성 합병 의혹 당사자인 문형표 전 장관

첫번째 구속자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었습니다. 특검은 복지부 장관 재직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지시를 하고(직권남용), 지난달 30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지시한 사실이 없다”며 허위 증언을 한(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를 구속했습니다.

지난해 12월28일 긴급체포 상태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재소환되고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지난해 12월28일 긴급체포 상태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재소환되고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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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2일 덴마크에서 체포된 정유라

아침부터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덴마크 북부 올보르그 주택에서 덴마크 경찰에 의해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특검은 법무부와 외교부, 경찰청 등을 통해 덴마크 사법·외교 당국과 접촉, 정씨 송환을 협의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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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2일 ‘블랙리스트 3인방’ 구속…삼성 이재용 첫 소환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를 작성·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이 줄줄이 구속됐습니다. 법원은 이들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가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특검은 이날 오전 9시30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로 출석시켰습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2번째 검찰 공개 소환을 받게 됐습니다. 그는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기존의 국회 위증과 뇌물죄 외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배임 혐의까지 추궁했습니다.

“국민들께 송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했다.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의 도움을 받았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국민들께 송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2일 오전 박영수 특별검사 사무실에 출석했다. 최순실씨 일가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국민연금공단의 도움을 받았다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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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19일 이재용 부회장 첫번째 구속영장 기각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특검이 청구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대가관계, 부정한 청탁 등이 소명되지 않았고 공범인 뇌물 수수자 측(최순실씨와 박 대통령 측)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 경과를 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가 담긴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하면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구치소에 잠시 머물러 있던 이 부회장은 들고 왔던 쇼핑백 하나를 다시 들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귀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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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21일 부인하던 김기춘·조윤선 결국 구속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월2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월2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관리한 혐의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구속 수감됐습니다. 박정희·박근혜 정부 등 수십년 정권 핵심에서 군림했던 ‘왕실장’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992년 초원복집 사건과 2015년 성완종 녹취록 사건 때 법망을 피해 ‘법꾸라지’(법률+미꾸라지)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칼날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조 장관은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구속수감되는 ‘불명예’를 기록했습니다. 특검은 이들을 연일 소환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개입 여부를 추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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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3일 청와대 압수수색 무산

특검팀의 청와대 압수수색은 전격적이었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청와대의 거부에 막혀 경내에 진입하지도 못하고 5시간 만에 철수하면서였습니다. 청와대는 군사상·공무상 비밀 등이 있어 압수수색을 승인할 수 없다며 관련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국가 기밀 누설 등의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 측이 비밀 유출을 핑계로 특검의 적법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거부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청와대 압수수색을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습니다.

돌아가는 특검 = 지난 2월3일 청와대의 거부로 압수수색에 실패한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차량을 타고 청와대에서 철수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돌아가는 특검 = 지난 2월3일 청와대의 거부로 압수수색에 실패한 박영수 특별검사팀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이 차량을 타고 청와대에서 철수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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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9일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 무산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 조사 일정이 외부에 유출돼 특검이 사전 비공개 약속을 깼다고 항의하며 대면조사를 거부했습니다. 특검은 합의 내용을 언론에 사전 공개하거나 외부 유출한 사실이 없다고 밝히며 청와대의 지연 전술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단호한 특검 “더 이상 끌려다니지 않겠다”
▶우상호 “청와대가 법망 피하는 소도냐” 박 대통령 대면조사 거부 맹공

■2월15일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구속

구속영장이 한 차례 기각됐던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결국 구속됐습니다.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게 각종 학사 특혜를 준 혐의였습니다. 최 전 총장은 최순실의 딸 정유라에게 입학 및 학점 특혜를 주도록 김경숙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 학장 등에게 지시한 혐의(업무방해)를 받았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그의 구속은 특검의 주요 수사대상 중 하나인 ‘정유라 특혜’ 부분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듯 보였습니다.

▶‘정유라 특혜’ 최경희 전 이대 총장 구속영장 발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지난 1월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이 지난 1월1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2월16일 특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 수사기간 연장 요청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0일 특검이 “청와대 압수수색을 가능하게 해 달라”며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해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거부 등의 행정작용인 ‘처분’으로 보기 어렵다”며 각하했습니다. 국가기관은 법에 규정돼야만 행정소송을 낼 수 있는데 특검이 행정소송을 낼 수 있다는 법은 없어 부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한편 특검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 신청서를 보냈습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특검 “청와대 압수수색 가능하게 해 달라” 행정소송 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특검, 수사기간 연장 요청…‘박 대통령 대면조사’ 압박

■2월17일 이재용 부회장 두번째 청구 만에 결국 구속영장 발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측에 430억원대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습니다.

▶[정리뉴스]이재용 특검 소환부터 구속까지···‘우여곡절 36일’

뇌물공여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차량에 타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뇌물공여와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월1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차량에 타고 있다.|박민규 선임기자

■2월22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구속영장 기각

직권남용·직무유기·특별감찰관법 위반·국회증언감정법상 불출석 혐의 등. 우병우 전 수석의 혐의는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영장을 특검에 돌려보냈습니다. 법원은 “영장청구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의 정도와 그 법률적 평가에 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기각 사유를 밝혔습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는 특검 수사 기간 만료로 검찰 손에 다시 넘겨질 가능성이 큽니다.

▶[속보]법원 ‘직권남용·직무유기’ 혐의 우병우 영장기각···“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지난 2월21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이 지난 2월21일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2월27일 황교안 권한대행, 특검 수사기간 연장 요청 불승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특검법의 주요 목적과 취지가 달성됐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박근혜 대통령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수사가 충분히 됐다고 주장하고 향후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 특검 수사 저지를 위해 억지 논리를 펼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헌재가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인용해 박 대통령 파면이 확정될 경우 박 대통령 체포와 수사를 특검 손에 맡기는 대신 상대적으로 통제하기 쉬운 검찰에 수사를 넘기겠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검 28일 종료]“정치적 우려” 억지, 특검 연장 거부한 황교안
▶[특검 28일 종료]황, 박근혜와 ‘공동운명체’ 스스로 인정

지난 2월27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눈을 감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 2월27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눈을 감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월28일 특검 수사기간 종료…“3월6일 오후 2시 최종 수사결과 발표”

수사기간 종료일을 맞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최순실씨·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20명에 대해 추가기소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 등 삼성그룹 수뇌부 5명은 뇌물공여·횡령 혐의 등으로 일괄 기소됐습니다. 특검은 또 이미 기소된 최순실씨·안종범 전 수석 등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추가기소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특검은 오는 3월6일 오후 2시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 구성원은 특검 출범 이후 모두 “이제 죽었다는 각오로” 달렸다고 합니다. 수사팀 상당수는 일주일에 한번 귀가했고 90일간 강행군에 잦은 병치레로 약을 달고 살았습니다. 평소 말없이 목례만 하던 윤석열 수사팀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들 덕분에 열심히 잘하게 돼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거의 매일 마이크를 잡았던 ‘특검의 입’ 이규철 대변인은 “그동안 특검 브리핑에 관심 가져준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린다”는 말로 마지막 정례브리핑을 마무리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4당 원내대표들은 정세균 국회의장을 방문해 특검 연장안의 직권상정을 요구했으나 정 의장은 직권상정 요건에 맞지 않고 황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실효성이 없다고 거부했습니다. 수사기간 종료로 기존 110명 규모이던 특검 조직은 대폭 축소되지만 윤석열 수사팀장 등 파견검사 8명은 공소유지 등을 위해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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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정부의 최순실등 민간인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특검의 수사종료일인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이규철 특검 대변인이 마지막 정례 브리핑과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박근혜정부의 최순실등 민간인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특검의 수사종료일인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이규철 특검 대변인이 마지막 정례 브리핑과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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