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사망 사건’ 기소

유가족 “강신명 전 청장 무혐의, 이해할 수 없다”

정희완 기자

“장비계장 불기소도 수용 못해…기소자들에 살인죄 적용해야”

지난 6월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사인 정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딸 백도라지씨가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지난 6월2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사인 정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딸 백도라지씨가 경찰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경찰의 고압·직격 살수에 맞아 숨진 백남기 농민의 유족들은 17일 강신명 전 경찰청장과 현장 지휘자를 불기소 처분한 검찰의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백남기 농민의 딸 백도라지씨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검찰이 강 전 청장을 소환 조사하지 않고 한 차례 서면조사만 하고 기소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씨는 당시 현장에서 살수차 요원들에게 살수를 지시한 인물로 지목된 공모 서울경찰청 4기동장비계장(경감)을 기소하지 않은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백씨는 “장비계장은 재고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토를 해봐야겠다”고 밝혔다.

백남기투쟁본부도 “유족들이 검찰에 고발한 뒤 2년이 지나서 나온 수사 결과이지만 그만큼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졌는지는 의문”이라며 “특히 강 전 청장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 핵심을 벗어난 결과이자 가장 큰 오점”이라고 밝혔다.

투쟁본부는 “강 전 청장은 경찰 수장으로서 갑호비상령을 발동하는 등 공권력 남용으로 인명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당사자”라며 “그럼에도 직접적인 지시가 없다는 이유로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이 관련자들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을 놓고 “살수차 요원들은 살수차의 일부 기능이 고장 났고 시야가 차단된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한 뒤에도 운영지침을 지키지 않은 상태에서 살수를 했다”며 “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투쟁본부는 다만 “검찰이 백 농민이 직사살수에 의해 사망한 사실 관계를 인정하고 경찰 고위간부까지 기소한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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