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방해 혐의’ 장호중 부산지검장 조사
국군 사이버사령부·기무사령부의 정치개입을 총괄한 혐의를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68)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이 조만간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 관계자는 “이르면 이번주 김관진 전 장관과 우병우 전 수석 등을 출석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연제욱·옥도경 전 국군 사이버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장관이 군 정치개입에 깊이 관여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장관이 청와대에 댓글공작을 보고한 정황도 드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76)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54)에게 지시해 국정원과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조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우 전 수석은 추 전 국장에게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54), 이광구 우리은행장(60), 김진선 전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71) 등에 대한 사찰을 지시하고 비선보고를 받은 혐의도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민권 전 문체부 1차관(59)을 30일 참고인으로 부른다. 박 전 차관은 청와대로부터 반정부 성향 예술계 인사에 대한 지원 배제를 지시받았으나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가 사퇴 압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국정원 수사팀은 이날 장호중 부산지검장(50)을 출석시켜 피의자로 조사했다. 장 지검장은 2013년 국정원 감찰실장으로 파견됐을 때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꾸린 ‘현안 TF’에 참여했다. 검찰은 당시 TF가 검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위장 사무실을 마련하고, 수사·재판 과정에서도 직원들에게 증거 삭제와 허위 진술·증언을 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TF에 속했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전 국정원 법률보좌관)와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56)도 지난 28일 피의자로 검찰에서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 TF에 참여했던 문정욱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해 직권남용,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증교사 등 혐의로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