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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검사, 명품시계 ‘IWC’ 준 수산업자에 “고맙다” 문자…압수수색 결정적 증거

허진무·이보라 기자
경향신문 자료사진. 권도현 기자

경향신문 자료사진. 권도현 기자

현직 부장검사, 총경급 경찰관, 전·현직 언론인 등이 수산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수사 중인 경찰이 해당 부장검사가 이 수산업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현직 부장검사의 검찰청 사무실과 자택, 자동차까지 압수수색한 데는 이 문자메시지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영장전담검사는 지난달 서울남부지검 소속 이모 부장검사(48)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경찰이 수산업자 김모씨(43)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혐의를 조사하다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이 부장검사의 문자메시지를 발견해 증거로 제출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이 부장검사가 김씨에게 보낸 “고맙다”는 문자메시지를 이 부장검사의 금품수수 정황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물증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니 이 부장검사가 금품을 받은 정황이 뚜렷해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부장검사는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구지검 포항지청에서 근무하며 김씨를 알게 됐다. 김씨는 경찰 조사 초반에는 이 부장검사에 대한 진술을 거부했지만 조사가 진행되자 명품 시계, 고가의 식품, 자녀의 학원비 등 2000~3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가 이 부장검사에게 선물했다고 진술한 시계는 ‘IWC’로 가장 저렴한 모델도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3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이 부장검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검사에 대한 경찰의 영장 신청을 수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2012년 ‘조희팔 사건’과 2016년 ‘스폰서 검사 사건’ 당시 금품수수 의혹을 받던 부장검사의 은행 계좌에 대해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하자 검찰은 거듭 기각했다.

법무부는 경찰의 압수수색 이틀 뒤 고검검사급 검사(차장·부장검사) 인사에서 이 부장검사를 부부장검사로 강등 발령했다. 법무부와 대검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이 부장검사에 대한 감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장검사는 경찰 수사에 따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경찰이 이 부장검사가 받은 금품의 대가성을 확인한다면 뇌물수수 혐의로 수사를 전환해 공수처에 이첩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의 뇌물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달리 공수처법이 규정하는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한다.

경찰은 김씨가 현직 경찰 간부와 여러 언론인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변인이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도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와 언론인이 1회 100만원을 초과하거나 한 회계연도에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산물 매매 사업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7명으로부터 약 116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지난 4월 구속 기소됐다. 피해자 중에는 야권 유력 정치인의 친형도 있었다. 그는 자신이 1000억원 상당의 유산을 물려받았다고 주변에 재력을 과시해왔다. 2016년 11월에도 사기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17년 12월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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