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에 뭉칫돈 전달 정황

허진무 기자

검찰, 구체적 진술 확보해 강제수사

검찰이 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등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성남도시개발공사(왼쪽 사진)와 천화동인4호 사무실. 이석우·권도현 기자

검찰이 29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 등 관련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사진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성남도시개발공사(왼쪽 사진)와 천화동인4호 사무실. 이석우·권도현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9일 화천대유자산관리, 천화동인,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사건 관련자들의 자택·사무실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자를 선정한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에게 거액의 뭉칫돈이 전달됐다는 구체적인 진술과 관련 자료를 확보해 신빙성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실과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천화동인 4호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2010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을 민관합동 개발로 설계하고 화천대유의 민간사업자 선정을 주도한 핵심 인사로 꼽힌다. 화천대유는 전직 언론인 김만배씨가 소유한 회사이며, 천화동인 4호는 남욱 변호사가 소유한 화천대유 관계사다.

■검찰, 화천대유·천화동인·성남도개공 ‘동시다발 압수수색’

정영학 ‘이익금 배분’ 녹음파일·거액 돈다발 사진 등 제출
유동규 전 본부장 등 관련자 조사…‘돈 전달’ 신빙성 검증

검찰은 이날 유 전 본부장과 천화동인 5호 소유주인 정영학 회계사의 자택·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유 전 본부장이 퇴임 이후 성남도시개발공사 투자사업팀장이었던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설립한 부동산개발업체 유원홀딩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정 변호사는 화천대유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정 회계사는 남 변호사와 함께 2009년부터 대장동 일대 민영개발을 추진한 인물이다. 정 회계사는 지난 27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며 사업 핵심 관계자의 대화가 녹음된 파일 10여개를 제출했다. 이 녹음파일에는 대장동 개발 이익금 배분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전달된 뭉칫돈 내역과 돈다발 사진 등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집행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며 정 회계사의 진술과 그가 제출한 자료도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과 관련자들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정 회계사의 진술과 그가 제출한 녹취파일 등 자료, 이날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김씨는 557억원을, 천화동인 1~7호 주주들은 3463억원을 배당받아 특혜 의혹이 불거졌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거물급 법조인들은 화천대유 고문단으로 활동했다. 화천대유에서 근무한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도 알려지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초대형 게이트로 커졌다.

김오수 검찰총장의 지휘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유경필) 소속 검사 9명 전원, 공공수사2부 소속 김경근 부장검사와 검사 2명, 반부패강력수사협력부 검사 1명, 다른 검찰청 파견 검사 3명 등 검사 17명 규모로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일선 지청의 검사 숫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대검에서는 화천대유 자금 흐름을 파악할 회계분석수사관을 지원받았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찰 전담수사팀에 대해 “치우침 없이 철저하게 진상규명하겠다는 검찰총장의 의지가 있어 바로 승인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이 이달 초에 불거졌고, 남 변호사와 부인 정모 전 MBC 기자가 이미 미국으로 출국한 뒤라 ‘늑장 수사’라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관련자들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입을 맞췄을 가능성도 있다. 정 변호사는 지난 25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방문해 내부 자료를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에 대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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