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콘서트' 논란 재미교포 신은미씨…헌재 "기소유예 처분 취소"읽음

전현진 기자
2014년 12월14일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1층 로비에서 종북 토크콘서트 논란에 휩싸인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경찰 출석에 앞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2014년 12월14일 서울지방경찰청 청사 1층 로비에서 종북 토크콘서트 논란에 휩싸인 재미동포 신은미씨가 경찰 출석에 앞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헌법재판소가 토크콘서트에서 북한을 찬양한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재미교포 신은미씨에 대한 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헌재는 신씨가 검찰의 국가보안법 혐의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인용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소유예는 수사기관이 피의자에 대해 죄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기소유예는 재판을 통해 유무죄 판단을 받거나 다른 불복 절차를 밟을 수 없다. 대신 헌재의 헌법소원 절차를 통해서만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할 수 있다.

헌재는 “청구인의 발언만으로는 혐의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그런데도 혐의가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한 기소유예 처분은 자의적 검찰권 행사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민권자로 북한을 여행하고 2012년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는 책을 내기도 한 신씨는 2014년 11~12월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과 세 차례에 걸쳐 통일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신씨는 이 자리에서 북한 체제를 미화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았고, 일각에선 토크콘서트를 ‘종북 콘서트’로 부르며 공격해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2015년 1월 황씨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등 혐의로 기소하고, 신씨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신씨는 같은 해 4월 혐의 인정을 전제로 한 기소유예 처분이 부당하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재는 “신씨가 콘서트에서 발언한 내용 중 상당 부분은 이미 연재한 글과 저술한 책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 책은 2013년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되기도 했고 이미 일반에 배포·판매됐다”고 했다. 이어 “기소된 황씨는 1, 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며 “이 사정들을 종합하면 신씨와 황씨가 주고 받는 대화 내용은, 북한 권력 세습체제 정당성을 옹호하는 것이라기보다 북한을 방문해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하기 위함으로 보인다”고 했다. 헌재는 “발언 전후 맥락, 전체 취지를 고려해 혐의 인정 여부를 판단했어야 하는데도 그러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검찰의 결정에는 수사 미진 및 법리 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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