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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의 정영학 폭행은 2014년 때 일…정영학 녹취록 신빙성 다시 따진다

손구민 기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후 호송차를 타고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정영학 회계사를 폭행한 시기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2014년 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폭행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으로 불거진 것으로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기 이전이었다.

이는 정 회계사가 2019년 무렵 대장동 사업 수익 지분을 두고 유 전 본부장의 ‘모멸감을 주는 발언과 행동’으로 인해 녹취를 마음먹은 뒤 검찰에 녹취록을 제출하게 됐다는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과 배치되는 것이다. 정 회계사가 제출한 녹취록도 대화 상황 전체가 아니라 조각조각 나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은 녹취록과 정 회계사 진술 전반에 대한 진위 여부를 검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유 전 본부장은 2014년 3~4월쯤 정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 김만배씨가 함께 모여 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술집을 찾아간 뒤 언쟁을 벌이다 정 회계사 등을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상황을 아는 한 관계자는 “당시 유 전 본부장은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에서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 개발업자 정재창씨가 자산관리회사인 위례자산관리의 지분을 나눠 갖고 있던 것을 알게 됐고, ‘셋이서 위례 개발 이익을 몰래 챙기려 했다’고 의심하고는 술기운에 정 회계사 등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유 전 본부장과 정 회계사는 2019년 김씨의 주선으로 경기 수원의 한 노래방에서 다시 만나 화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계사는 이날 이 자리에서 오고 간 대화를 녹취했고, 그 중 일부를 검찰에 제출했다.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19개의 녹취록 가운데 13번째라는 ‘700억 약정’ 관련 녹취록이 해당 자리에서 녹음된 것이었다.

이 녹취록에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과 정 회계사의 화해를 중재하는 내용, 대장동 사업 이익을 나눠갖기 위해 세워진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 1~7호의 지분구조를 설명하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는 김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내 수익 중 절반을 네게 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 절반이 700억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자가 유 전 본부장이라는 의혹도 상당 부분 이 녹취록이 근거가 됐다.

그러나 김씨와 유 전 본부장 측은 “농담처럼 주고받은 얘기일 뿐이고, 700억원을 약정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김태훈 4차장검사)은 11일 김씨를 불러 ‘700억원 약정설’ 등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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