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피의자’로 검찰 조사…“녹취록은 거짓·과장”

재판 거래 의혹에 “얼토당토않다”

천화동인 1호 소유주 묻자 “접니다”

<b>포토라인 가리키며…</b>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자신이 서야 할 포토라인의 위치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포토라인 가리키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자신이 서야 할 포토라인의 위치를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parkyu@kyunghyang.com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11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동업자였던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정·관계 로비나 불법적인 거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화천대유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자금 흐름의 사실관계를 집중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가 누구냐’고 묻자 “바로 접니다”라고 대답했다. 김씨는 “지금 제기되는 의혹들은 수익 배분 등의 과정에서 특정인(정 회계사)이 의도적으로 녹음하고 편집한 녹취록 때문”이라며 “각자 분담해야 할 비용을 부풀리면서 사실이 아닌 말들이 오갔지만 불법적인 자금이 거래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의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신의 것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정 회계사도 ‘국회의원 등에게 수백억원을 줘야 한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에 담긴 발언들은 수익 배분을 논의하는 도중에 각자가 필요한 비용을 부풀린 것이고, 대부분 거짓이라는 취지다. 현장에서 대화가 녹음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가 “(거짓과 과장이 담긴) 독을 탔다”는 게 김씨 측 주장이다. 하지만 녹취 사실을 알고도 불법성이 다분한 내용을 말한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석연치 않다.

김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자금 입출금을 철저히 수사한다면 의혹의 많은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회계사의 녹취록과 정 변호사의 자술서 내용, 대장동 개발 관계자들의 자택과 사무실에서 압수한 자료 등을 토대로 이날 밤늦게까지 김씨를 조사했다. 검찰은 구속 상태인 유 전 본부장도 이날 불러 추가 조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일단 김씨가 올해 1월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5억원에 뇌물공여 혐의를, 김씨가 장기대여금 명목으로 빌린 회삿돈 473억원에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며 이재명 경기지사의 대법원 선고 전후로 권순일 당시 대법관을 찾아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는 “얼토당토않다”고 말했다.

박영수 전 특별검사, 김수남 전 검찰총장 등 고위급 법조인들로 자문단을 구성한 이유에 대해선 “저의 방어권 차원”이라고, 화천대유가 ‘50억원 약속 클럽’을 만들었다는 의혹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이날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준비에 착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