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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옛 시행사,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선거 도왔다

허진무·이효상·이보라 기자

씨세븐 대표, 2010년 지방선거 앞두고 부하 직원에 지시

수백만원 명절 선물 주고 내기 골프 져 주는 등 ‘전담 마크’

경기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 권도현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 건설 공사 현장. 권도현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옛 시행사인 씨세븐 측이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의 선거 캠프를 지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씨세븐은 최 전 의장을 ‘전담 마크’하며 요구에 따라 수백만원어치 명절 선물을 건넸고, 내기 골프를 쳐 일부러 져주기도 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은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30억원의 금품로비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인물로 지난 2월부터 화천대유 부회장으로 재직 중이고, 씨세븐의 자문단을 지낸 정영학 회계사와 남욱 변호사는 김만배씨와 함께 이후 화천대유와 자회사인 천화동인의 주축 멤버가 된다. 최 전 의장과 화천대유의 유착 및 금품 로비 의혹이 커지고 있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였던 씨세븐의 김모 대표는 부하 직원에게 최윤길 당시 성남시의원 선거 캠프를 도우라고 지시했다. 이 직원은 시행사 사무실과 선거 캠프를 오가며 업무를 도왔다고 한다. 성남시 분당구 수내1·2동, 판교, 운중동이 선거구였던 최 전 의장은 3선에 성공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이던 2012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는 제6대 성남시의회 후반기 의장을 맡았다.

씨세븐은 2009년 초부터 대장동 일대 토지를 사들이며 민영개발을 추진했다. 2009년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안한 공영개발 방식을 성남시가 수용하자 씨세븐에 비상이 걸렸다. 최 전 의장은 2010년 당선 이후 시의회에서 “공공이 강제로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하나. 그런 사업 대상지는 공공이 해선 안 된다”며 민영개발 추진에 힘을 실었다.

최 전 의장은 2011년 설을 앞두고 씨세븐에 선물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의 지시로 직원들이 최 전 의장의 수내동 아파트 뒤편 주차장에 있던 에쿠스 승용차 트렁크와 뒷좌석에 과일, 갈비, 굴비 등의 명절 선물 상자 20여개를 실었다고 한다. 당시 씨세븐 관계자는 “최 전 의장이 김 대표에게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인사할 선물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며 “직접 주차장에 나와서 선물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최 전 의장은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할 때 씨세븐 김 대표로부터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당시 검찰은 최 전 의장이 접선 장소를 지정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참고인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최 전 의장이 명절 선물을 요구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전 의장이 혐의를 부인하며 ‘1억원을 받은 이튿날 바로 돌려줬다’고 진술하는 데다 물증이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김 대표만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돼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씨세븐에 최 전 의장을 소개한 인물은 자문단으로 참여한 정영학 회계사로 파악됐다. 정 회계사의 부인이 수내동 중학교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해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이던 최 전 의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최 전 의장의 선거를 도운 직원을 ‘전담 마크맨’으로 최 전 의장에게 붙여 자주 내기 골프를 치면서 수백만원씩 일부러 잃어주도록 했다고 한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날 A 전 대장동개발추진위원장의 사무실을 방문해 40분 가량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A 전 위원장에게 “최 전 의장이 대장동 주민들을 독려해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설립하는 데 역할을 했느냐”고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은 김 대표에게 수차례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응답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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