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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대장동 업체 직원 계좌로 박영수 전 특검 인척 회사에 수억원 송금

이보라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검찰 관계자들과 공항을 나서고 있다.  이석우 기자

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가 18일 미국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검찰 관계자들과 공항을 나서고 있다. 이석우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업체 직원 개인 계좌를 통해 박영수 전 특별검사 인척 A씨 회사에 4~5억원을 보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회사자금 473억원을 장기 차입해 그 중 109억원을 A씨 회사에 송금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이 자금의 성격 및 송금 경위를 추적 중인데, 대장동 개발 세력과 박 전 특검 측 수억원대 자금 거래 내역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19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남 변호사는 2014년 직원을 시켜 박 전 특검 인척 A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분양대행업체 B사에 송금했다고 한다. 남 변호사가 직원을 시켜 여러 차례에 나눠 송금한 액수는 총 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부동산 개발업자 정재창씨 등은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판교AMC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나인하우스, 다한울 등 여러 업체를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을 진행해왔다. 남 변호사는 이들 업체 소속 직원에게 수표를 주고 직원의 개인 계좌를 통해 B사에 송금하도록 시켰다. 송금 내역은 직원 계좌 입출금 내역에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사는 화천대유자산관리가 취득한 대장동 부지 5개 구역의 아파트 분양대행 업무를 독점한 업체다. 남 변호사가 관여한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 때도 분양대행 업무를 맡았다.

B사를 운영하는 A씨와 박 전 특검은 인척인 점 외에도 연결고리가 많다. B사 대표인 A씨는 전자기기 업체 C사 대표도 지냈는데, 박 전 특검은 2014년 1~2월 C사 사외이사를 맡았다. 박 전 특검 아들은 A씨가 운영하는 벤처업체에서 수개월간 근무했다. A씨는 박 전 특검과 친분이 두터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로부터 109억원을 송금받았다. 검찰은 이날 A씨를 소환해 김씨로부터 자금을 송금받은 경위를 조사했다.

박 전 특검은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가 수사한 남 변호사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변호인을 맡았다. 박 전 특검은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개발에 1100억원의 대출을 알선한 조모씨의 변호인도 맡았다. 박 전 특검은 화천대유의 고문 변호사를 지냈고, 화천대유에서 박 전 특검 딸은 대장동 아파트 특혜 분양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전 특검 딸이 곽상도 의원 아들 곽병채씨가 받은 것 이상의 퇴직금·상여금(50억원)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터다. 대장동 개발 세력과 박 전 특검 및 그 친인척 간 자금 거래가 박 전 특검의 이런 ‘기여’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남 변호사는 화천대유에 130억을 투자한 엠에스비티 김모 전 감사 측이 운영한 부동산 투자자문사에도 직원 계좌를 통해 자금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감사는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언론 홍보 역할을 맡은 정 회계사 측근이다. 남 변호사는 회사 운영 자금 일부도 직원 계좌를 통해 운용했다고 한다. 직원 월급을 비롯한 사업 경비도 회사 계좌가 아닌 직원 계좌를 통해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당시 회사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회사 계좌를 쓰지 못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날 JTBC 인터뷰에서 “사업 자금만 600억을 썼으며 합법적이었다”고 했다. A씨는 기자에게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박 전 특검은 A씨를 통해 남 변호사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가”라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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