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수사, ‘이재명 사업 관여 여부’ 본격 조준할 듯

이효상 기자

김만배·남욱 구속…‘한고비’ 넘겨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구속하며 한고비를 넘었다. 민간사업자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의 배임 공모 정황이 드러난 만큼 수사는 ‘윗선’을 향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최소 651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김씨, 남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대장동 세력과 공사 측의 공모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대장동 사업 관여 여부를 규명하는 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이 후보가 사업자 선정 과정이나 수익 배분 구조 등을 공사 측으로부터 보고받았는지 여부이다.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이 추진되던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장동 사업 관련 문건에 10차례 서명했다. 일부 대장동 관련 안건은 보고가 누락됐는데, 구체적인 수익 배분 구조가 담긴 사업협약, 주주협약 등이 이 후보의 결재를 받지 않았다. 이 후보 측은 사업의 세부 내용은 보고받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대장동 사업에 대한 이 후보의 구상은 대장동 세력이 유 전 본부장에게 한 청탁과 상당 부분 겹친다.

검찰은 김씨 등이 유 전 본부장에게 공모지침서에 반드시 들어가야 할 7가지 필수조항을 요구해 관철시킨 것을 배임 공모의 핵심 근거로 봤다. 7대 필수조항에는 공사 측이 1공단 공원 조성비용과 1800억원대 임대주택 부지 이외에 추가 이익 배분을 요구하지 않을 것, 건설사의 사업 참여를 제한할 것, 금융기관의 참여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할 것 등이 포함됐다.

이는 공교롭게도 이 후보가 밝힌 대장동 사업의 원칙과 닮았다.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대장동 설계자는 제가 맞다”며 “비용 부풀리기와 부정거래가 의심되기 때문에 ‘고정 이익을 최대한 환수하라’가 첫번째 지침이었다”고 말했다. 이 밖의 지침으로는 민간사업자 공개경쟁, 건설사 배제 및 대형금융기관 중심 공모, 부제소 특약 추가, 부정거래 시 100% 개발이익 환수 등이 있었다. 김씨는 전날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이 후보가 제시한 지침이 결과적으로 화천대유 측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더라도 사업 결정권자의 정책 판단일 가능성도 있는 만큼 뇌물수수 등 사익 추구 정황이 나오지 않는 한 배임 혐의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후보 측은 대장동 개발 이전의 민관합동 개발 사례였던 위례신도시 사업을 초과이익 환수 방식으로 설계했지만 사업 수익(300억원)이 기대이익(1100억원)을 밑돌아 대장동 사업에서는 공사의 이익을 고정했다고 주장한다.

또 막대한 개발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건설사가 파산할 것을 우려해 대형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공모하도록 주문했다고 한다.

이 후보의 사익 추구 정황 내지 대장동 세력과의 직접적인 공모 정황을 확인하지 못하면 배임 혐의 수사는 ‘대장동 4인방’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있다.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의 신병 확보로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본궤도에 올랐다.

대장동 수사, ‘이재명 사업 관여 여부’ 본격 조준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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