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소환 조사…'부실수사' 의혹 수사 본격화되나

이보라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에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달 29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에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권도현 기자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부산저축은행 자금 1155억원의 대출을 대장동 개발 시행사에 알선해준 브로커를 18일 불러 조사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2011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부산저축은행 대출 비리 수사 때 ‘대장동 대출’ 관련 수사에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한 뒤 처음 관련자를 소환한 것이다. 검찰이 대검 중수부의 부실수사 의혹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김태훈 4차장검사)은 이날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조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를 상대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의 배임 등 혐의와 관련한 것은 물론 대검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연호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 인척이자 정영학 회계사의 대학 후배인 조씨는 2009년 대장동 개발 업체인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구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가 부산저축은행에서 1155억원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도록 알선한 대가로 10억3000만원을 수수했다.

대검 중수부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며 조씨와 그의 가족, 회사의 계좌를 전방위로 추적했다.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 대표였던 이강길씨로부터 “조씨에게 자금을 가져다 주는 조건으로 10억3000만원이라는 수수료를 줬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그러나 대검 중수부는 조씨를 한 차례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부산저축은행 윗선의 지시로 김두우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에 대해서만 조사했을 뿐 조씨를 입건하지 않았다. 대검 중수부가 조씨에 대한 수사를 부실하게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배경이다.

조씨는 당시 대검 중수부장 출신인 박영수 전 특별검사 측을 변호인으로 선임했다. 박 전 특검을 그에게 소개해 준 사람은 화천대유자산관리 최대주주 김만배씨다. 당시 부산저축은행 수사의 주임검사는 대검 중수2과장이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였다. 조씨는 2015년 수원지검이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해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됐다.

조씨는 대장동 개발 시행사에 돈만 대준 게 아니라 이 돈을 받은 시행사와 사업 설계에 핵심 역할을 한 시행사의 대주주이기도 했다. 경향신문이 확보한 대장동 개발 시행사 판교AMC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주주명부에 따르면 판교AMC는 조씨 부인과 정재창씨, 정 회계사가 3분의 1씩 지분을 나눠가졌다. 2013년 10월 기준 조씨 부인은 판교프로젝트금융투자 전체 주식의 약 8%를 보유했다. 조씨는 남 변호사와 가까운 조현성 변호사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천화동인 6호가 합병한 음향기기 수입사의 고문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최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2011년 5월 이후 대장동 개발 사업에 관여한 바 없다”며 “(판교AMC 지분 보유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검찰이 오는 22일까지 김씨와 남 변호사를 배임 등 혐의로 기소하면 수사의 초점은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 이동할 공산이 크다. 검찰은 22일까지 김씨와 남 변호사를 기소한 뒤 정관계 로비 의혹에 연루된 곽상도 전 의원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곽 전 의원 자택과 사무실, 하나은행 본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적시했다. 검찰은 화천대유가 주도한 컨소시엄에 하나은행을 참여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명목으로 곽 전 의원이 김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약속받고, 사업 성사 이후 아들의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을 조사한 뒤 알선수재 혐의가 확인되면 김씨도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천화동인 7호 소유주인 전직 기자 배모씨와 사업 초기에 관여한 개발업자 정재창씨도 이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소환 조사…'부실수사' 의혹 수사 본격화되나

배너가 클릭되지 않을 시 주소창에 https://news.khan.co.kr/kh_storytelling/2021/daejang/ 을 입력해주세요.


Today`s HOT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연기 내뿜는 우크라 아파트 인도 44일 총선 시작 주유엔 대사와 회담하는 기시다 총리 뼈대만 남은 덴마크 옛 증권거래소
수상 생존 훈련하는 대만 공군 장병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불법 집회
폭우로 침수된 두바이 거리 인도네시아 루앙 화산 폭발
인도 라마 나바미 축제 한화 류현진 100승 도전 전통 의상 입은 야지디 소녀들 시드니 쇼핑몰에 붙어있는 검은 리본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