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사망’ 원청 업체에 “무죄”읽음

윤희일 선임기자

1심 재판부 “위험 인지 못했다”

하청 대표 등 13명엔 유죄 판결

유족 “잔인한 선고” 강력 반발

2018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김용균씨 사망 사건 관련자들에 대한 1심 공판에서 원청업체인 한국서부발전의 김병숙 전 사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또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백남호 전 사장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유족과 노동계는 “노동자들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것을 법원이 인정한 잔인한 선고”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대전지법 서산지원 형사2단독 박상권 판사는 10일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사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을 열고 이렇게 선고했다.

법원은 이날 함께 기소된 서부발전 관계자 7명에게 금고 6개월~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3명에게는 금고 10개월~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법원은 이들에게 사회봉사 120~200시간도 선고했다. 법원은 또 서부발전 관계자 1명과 한국발전기술 관계자 1명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와 별도로 법인인 한국서부발전에 벌금 1000만원을, 한국발전기술에 벌금 15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박 판사는 김 전 사장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에 무죄를 선고한 이유에 대해 “김 전 사장이 한국서부발전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컨베이어벨트와 관련한 위험성이나 한국발전기술과의 위탁용역계약상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며,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전 사장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이유로는 “고의로 방호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그러나 백 전 사장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이유에 대해 “한국발전기술의 인력이 부족하다는 내용이 본사로 건의됐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작업을 지시하고 방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은 “너무나 분명한 증거들이 있고, 죽은 사람이 있는데도 (법원이) 책임져야 할 사람, 잘못한 사람은 없다고 판결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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