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욱 “김만배, ‘상도형이 컨소시엄 무산 위기 막아줬다’고 말해”

김희진 기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창길 기자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김창길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이 참여한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곽상도 전 의원이 이를 막아줬다는 구체적인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25일 열린 곽 전 의원의 뇌물 혐의 등 사건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남욱 변호사는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을 찾아가 컨소시엄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곽상도 전 의원이 (이 계획을) 막아줬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김만배씨로부터)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는 당시 김씨가 “큰일 날 뻔했다”며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컨소시엄을) 제안해서 (우리) 컨소시엄이 깨질 뻔 했는데 상도 형(곽상도 전 의원)이 하나은행 회장한테 전화해 막아줘서 우리(성남의뜰 컨소시엄)가 선정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을 거쳐 성남의뜰 컨소시엄 무산을 막았고, 화천대유를 도와준 대가로 아들을 통해 퇴직금 명목으로 약 50억원(실수령 약 25억원)을 챙겼다고 보고 있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공모에는 화천대유·하나은행이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비롯해 산업은행 컨소시엄 등 총 3개 컨소시엄이 참여했다. 공모 과정에서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이 하나은행 측에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이 호반건설 쪽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무산될 가능성이 컸다.

남 변호사는 김씨로부터 ‘곽 전 의원이 50억원을 달라고 한다’ 말을 몇 차례 들었다고도 했다.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 아들이 6~7년 일했다고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으면 사고가 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김씨가 정말 곽 전 의원에게 50억원을 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2019년 김씨로부터 ‘곽 전 의원 아들을 통해 곽 의원에게 50억원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고도 했다.

곽 전 의원이 돈을 요구하자 김씨가 거부하며 다퉜다는 증언도 이날 재차 나왔다. 검찰이 ‘곽 전 의원이 돈을 달라고 했는데 김씨가 당장 못 준다고 대응하니 다툼이 생겼다고 기억하는 게 맞나’고 묻자 남 변호사는 “전반적으로 그렇게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다면서도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김씨가 탁자를 쳤고 ‘(돈이) 없는데 어쩌라는거야’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대가로 화천대유에 근무했던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퇴직금 등 명목으로 지난해 4월 50억원(실수령 약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50억원을 받은 사실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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