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아래 GTX 터널 안 돼” 청담동 주민들 패소···법원 “노선 변경 문제없다”읽음

김희진 기자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출고식에서 GTX-A가 시운행 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2.12.19. 연합뉴스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출고식에서 GTX-A가 시운행 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2.12.19.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이 소음과 진동 피해가 우려된다며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사업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순열)는 청담동 주민 200여명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7일 밝혔다.

GTX-A 노선은 경기 파주 운정역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역까지 82.1㎞ 구간을 연결하는 전철로 서울 강남구 일대를 통과한다. 당초 압구정로 하부를 거쳐 한강 및 압구정 아파트 단지를 통과하려던 계획(압구정 노선)이었으나,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치면서 올림픽대로 하부를 이용해 청담동 일대를 통과하는 계획(청담동 노선)으로 바뀌었다.

청담동 주민들은 집 아래 터널이 지나가게 되면 지반 침하와 건물 균열 등으로 거주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반발하며 소송을 냈다. 주민들은 국토부가 측정한 지역 아파트에 대한 진동은 57.2데시벨(dB)이지만 실제 예측 진동은 94dB로 허용기준을 초과한다고 주장했다. GTX 진동이 지하에서 없어진다는 국토부 주장과 달리 지상으로 퍼져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법원은 주민들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토부가 철도 안전성, 사업비 절감, 지방자치단체 의견을 모두 고려해 노선을 선정한 만큼 절차적 문제가 없다고 봤다. 또 “관련 규정에 따라 아파트에 대한 진동이 측정됐다”며 “주민들 주장처럼 설령 진동 수준이 94dB이라 가정해도 발파지점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소음·진동 영향이 감소하는 점을 고려하면 허용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변경된 청담동 노선의 실익이 크다는 점도 짚었다. 압구정 노선은 2810m로 청담동 노선보다 약 3배 더 길고, 한강을 우회하기 때문에 노선 모양이 S곡선이 된다. 재판부는 “노선 길이가 길면 방재 측면에서 불리해 사고 발생 시 승객대피가 어렵고, S곡선은 곡선 반경이 축소돼 열차 사고 발생 가능성이 커지며 속도를 낮춰야 해 급행철도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사업계획에 주민들을 위한 소음·진동 저감 방안이 마련된 점도 고려했다.

GTX-A 노선은 당초 올해 말 개통을 목표로 2018년 건설에 착수했다. 청담동 구간은 주민 반발로 공사가 늦어지다 2020년 5월부터 시작했다. 시행사인 SG레일이 굴착 허가를 내주지 않는 강남구청을 상대로 행정심판을 제기해 승소하면서 공사가 가능해졌다.

1심 판결은 원고들이 항소하지 않아 지난 10일 확정됐다.


경향티비 배너
Today`s HOT
한 컷에 담긴 화산 분출과 오로라 바이든 자금모금행사에 등장한 오바마 미국 묻지마 칼부림 희생자 추모 행사 황사로 뿌옇게 변한 네이멍구 거리
이강인·손흥민 합작골로 태국 3-0 완승 젖소 복장으로 시위하는 동물보호단체 회원
모스크바 테러 희생자 애도하는 시민들 독일 고속도로에서 전복된 버스
코코넛 따는 원숭이 노동 착취 반대 시위 불덩이 터지는 가자지구 라파 크로아티아에 전시된 초대형 부활절 달걀 아르헨티나 성모 기리는 종교 행렬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