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한동훈 추진하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반대

이혜리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들이 한동훈 법무부가 추진 중인 ‘가석방 없는 종신형’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천주교인권위원회·인권운동사랑방·공익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등 9개 시민단체는 21일 공동논평을 내고 법무부가 입법예고한 형법 개정안을 철회하라고 밝혔다. 개정안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신설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법무부는 한국이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흉악범죄자에 대한 형집행 공백이 발생하고 무기형을 선고받은 중대범죄자도 20년이 지나면 가석방될 수 있어 엄벌이 필요하다며 지난 14일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민단체들은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헌법에 반하고 형사정책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형벌제도”라고 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형자는 평생 사회로부터 격리된 채로 구금되기 때문에 신체의 자유를 다시 향유할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다는 점에서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위헌적 제도라는 것이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가 1978년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리고, 유럽인권재판소가 2013년 어떠한 감형 가능성도 없는 종신형은 유럽인권협약 위배라고 판단한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단체들은 이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중범죄를 예방한다는 명확한 근거도 없다”며 “오히려 엄벌을 부과하더라도 중범죄가 감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여러 통계에서 확인된다”고 했다. 또 형벌의 목적 중 하나는 범죄자의 ‘재사회화’인데 가석방 없는 종신형은 교화를 통한 사회 복귀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목적에 반하고, 교정시설의 운영비용을 증가시켜 과밀화만 야기한다고 했다.

단체들은 “사형제도가 폐지된다면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우리 형법상 가장 중한 형벌이 되기 때문에 그 도입 논의는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지만 정부는 너무나도 가볍게 이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러한 엄벌주의적이고 대중영합적인 처벌 중심의 법정책은 ‘불특정 대상 범죄’를 해결하지도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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