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가격과 고용·소득 분야 통계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수현·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 대한 첫 재판에서 피고인 측이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22일 대전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병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 등 피고인 11명의 통계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 공판 준비 기일에서 변호인들은 일제히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먼저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 변호인 측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면서 “공소사실을 면밀히 검토하고 나서 추후에 의견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전달했다.
이어 김현미 전 장관과 홍장표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강신욱 전 통계청장 등 다른 피고인 변호인들도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은 공소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추후 서면으로 상세 이유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날 재판은 정식 공판 계획 등을 세우는 준비 기일로, 출석 의무가 없는 피고인들은 모두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대신 재판에 출석한 변호인들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자료가 134권에 달하고 목록만 1000쪽이 넘는다”는 이유를 들어 재판부에 공소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다음 공판 준비 기일을 8월14일로 잡았다.
재판에 넘겨진 김수현·김상조 전 실장과 김 전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과 국토부 관계자들은 정부 부동산 대책 효과로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2017년 6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125차례에 걸쳐 한국부동산원 산정 ‘주간 주택가격 변동률’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당시 정부가 주택 가격 통계 뿐 아니라 소득·고용 관련 통계도 정부에 유리한 쪽으로 왜곡·조작하려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관련 사건을 하나로 묶어 모두 11명을 재판에 넘겼다.